김황식 “ISD 왜곡은 한국의 위상 깎아내리는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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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사진) 총리는 4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에서 민주주의 근간인 다수결 원리가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 처리에 반대하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회의실을 점거해 온 민주당 등 야권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미국 정부와의 재재협상을 통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폐지하라는 야권의 요구와 관련해 김 총리는 “합리적인 제도를 미국에 유리하게 왜곡 운영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대한 모욕”이라며 “우리의 국제적 위상과 품위를 스스로 깎아 내리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 거래가 이뤄지는 국가의 법 체계나 운영 방식이 다를 경우 중립적인 전문 국제기구를 통해 해결하는 게 바로 ISD다. ISD가 미국에 편향됐다는 주장도 국제분쟁제도 운영 실태 등을 보면 수긍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 총리가 페이스북에 올린 중앙일보 4일자 1면 사진.

 한편 김 총리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울적한 마음을 달래준 사진 한 장’이라는 글을 올렸다. 신병훈련을 마친 이원태(20) 해병이 훈련소로 면회를 온 어머니 이숙희(55)씨를 업고 걸어가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중앙일보(11월 4일자 1면)가 실은 걸 보고 난 김 총리는 이렇게 소감을 적었다.

 “오늘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한·미 FTA 국회 비준과 관련 해 쓴소리를 했다. 좀 울적한 기분을 녹여주는 사진 한 장을 만났다. 중앙일보 1면 사진이다. 잠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두세 살 때 어머니 등에 업혔던 기억이 났다. 사진 속 모자(母子)처럼 우리나라의 모든 가족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런 뜬금없는(?) 사진을 1면에 실어준 중앙일보, 감사하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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