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용근 금감위원장

중앙일보

입력

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은 2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은행의 잠재부실이 일반은행은 3조1천억원, 특수은행은 7천억원 등 총 3조 8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질의.답변을 정리했다.

--지난 토요일 대통령 보고 내용은
▲일반적인 내용부터 민감한 내용까지 보고했다. 기업자금사정과 관련해 기업자금 원활화 대책 및 종금사 대책과 10조원의 채권형펀드 조성 계획 등이 비교적 잘 추진되고 있다.

대통령은 근간의 기업자금 경색에 대해 소상히 알고 있었고 자금경색 해소를 위해 정부가 솔선수범해 대책을 추진함은 물론이고 전 금융권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금경색 해소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금융기관도 자세를 전향적으로 가지는게 좋겠다. 담보위주의 대출 관행에서 벗어나 신용대출을 적극 제공하고 대출을 준 후 채권확보를 위해 기업경영을 감시해야 한다.

--은행의 잠재부실 규모는
▲은행의 잠재부실 문제 공표는 클린뱅크 선언과 관련된 사안이다. 금융기관이 신뢰성을 얻고 정상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투명성이 확보돼야 한다. 투명성 측면에서 부실채권 규모를 투자자.이해관계자.시장에 발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
직 잠재손실 규모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나 일반은행은 3조1천억원, 특수은행은 7천억원 등 총 3조8천억원 수준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수준은 은행권이 충분히 흡수 가능하다고 본다. 다만 일부 은행의 경우 BIS 자기자본비율이 8%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이 경우 해당 금융기관에 대해선 MOU를 맺고 자구계획을 강구토록 하는 대신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해줄 것이다. 후순위채 매입 등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다.

--금융지주회사 허용 방침은 변함없는가.
▲정부는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옳은 방향이라고 입장 정리했다. 금융기관의 국제화.겸업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정비해주는 차원에서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허용되면 금융전업그룹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공적자금 투입 은행을 금융지주회사 아래 묶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어느 금융기관을 묶느냐는 해당 금융기관과 협의해 나가 결정할 것이다. 독자생존이 어려운 기업은 금융지주회사 밖에서 생존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래서 금융지주회사
아래 묶는게 낫다.

다만 금융지주회사는 합병과 동의어가 아니다. 금융지주회사 허용의 목적이 공적자금 투입 은행의 합병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금융지주회사는 업무전문화.통합화 과정을 거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예컨대 금융지주회사로 묶
어서 업무영역별로 소비자금융.기업금융.국제투자금융.카드.사이버금융 등으로 전문화하는 것이다. 현재 합병과는 연관시키지 않고 있다. 따라서 점포.인원 축소는 우려할 바 아니다.

--채권전용펀드 운용은
▲오늘부터 은행들이 회사채를 매입하기 시작했다. 아직 채권전용펀드의 약관 등이 마련돼 있지 않으나 우선 은행들이 회사채를 매입하고 다음달 1일 채권전용펀드가 출범하면 그때 매입 자산을 넘기면 된다.

이번주 만기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를 파악한 결과 은행권에서 매입하는데 별다른 문제 없는 수준이다(강병호 금감위 부위원장)

--서울은행이 중앙종금 지원을 거부했는데
▲잘 될 것이다. 서울은행이 지원할 것이다. 서울은행이 지원하는 부분을 초과하는 부분은 다른 은행이 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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