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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패트롤] 대우차 새주인 윤곽 잡힐듯

중앙일보

입력

한해의 절반이 휙 지나갔다. 그 마지막 한주인 이번주에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큰 일이 기다리고 있다.

국내적으론 우선 대우차 매각이 급물살을 탄다. 26일 입찰제안서를 마감하고, 30일에는 우선협상 대상 두 곳을 결정한다. 한해 가까이 우리 경제를 옥죄어온 대우사태를 해결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현대그룹 사태 또한 새 국면을 맞는다. 현대자동차는 26일 독일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제휴를 발표하고, 현대그룹은 주말께 공정거래위에 현대차의 계열분리를 신청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그룹에서 떨어져 나오면서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5.31선언과 달리 정몽구 회장의 경영 체제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8일께 정부조직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경제관료를 포함한 개각이 이뤄질지도 판가름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미뤘던 경제현안들이 불거져 나오는 판에 개각설이 끊이지 않아 정부 정책이 지척거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뭐니뭐니 해도 돈이 돌지 않는 자금시장이 걱정이다. 중견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해 쩔쩔매는 상황이 벌써 몇주째 이어지고 있다. 중소 하청.남품업체까지 돈가뭄의 여파로 목말라하고 있다. 기업들로선 물건이 잘 팔리고 웬만큼 이익도 나는데 돈이 돌지 않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더구나 이번주는 상반기를 결산하면서 결제자금 수요가 몰리는 시기라서 더욱 힘든 고비가 될 것 같다.

은행들은 이달 말만 지나면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8%를 맞춰야 하는 멍에에서 벗어나 자금 숨통을 터줄 것이다. 10조원의 채권전용 펀드와 중견기업의 회사채를 묶어 굴리도록 한 정부 대책도 7월부터 본격 가동할 것이다.

나라 밖으론 수그러들 줄 모르는 국제 원유가격이 걱정거리다. 산유국의 증산 합의가 기대에 못미치기 때문인데, 다른 원자재 가격도 덩달아 춤추고 있다. 주말께 국내 휘발유값도 ℓ당 1천3백원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다. 정부로선 분명한 에너지소비 감소대책을 빨리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

국내에선 의사들의 파업으로 생목숨이 왔다갔다 했는데, 나라 밖에선 인간 유전자 구조의 비밀을 밝혀줄 역사적인 연구작업이 햇빛을 기다리고 있다. 바로 지놈(유전자 염색체)지도의 초안이 2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일찍 찾아온 더위와 함께 7월이 성큼 다가왔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7월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

채권시가평가제.은행 합병 및 금융 구조조정 등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지주회사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로 넘어가고, 30일에는 은행의 잠재부실 규모와 이를 기초로 한 부실은행 정리기준을 공개하도록 예정돼 있다.

마땅히 갈 길이지만 신용경색으로 탄탄한 기업이 엉뚱하게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주도면밀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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