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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는 IT신대륙…MS등 본격 공략

중앙일보

입력

스페인 굴지의 통신회사인 텔레포니카의 자회사인 테라 네트웍스는 남미 최대의 인터넷 서비스 업체를 꿈꾸며 지난 14일 베네수엘라에서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출범시켰다.

테라 네트웍스는 현재 베네수엘라 인구의 5% 정도인 1백만명이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직은 미미한 숫자다.

그러나 최근 일기 시작한 인터넷 열풍이 본격화하면 사업기회는 무궁무진할 것으로 테라측은 기대하고 있다.

테라측은 남미의 인터넷 사용자가 매년 45% 이상 늘어나고, 온라인 광고와 전자상거래 시장도 각각 1백10%, 59%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멕시코 최대의 통신회사인 텔멕스도 지난 3월 새로운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출범시키고 본격적인 남미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 사이트는 e-메일.MSN메신저.커뮤니티 등의 서비스를 스페인어로 제공한다. 사이트 운영은 합작 벤처기업인 T1msn이 맡았다. 멕시코에 본부를 둔 T1msn은 내년까지 각국의 특성에 맞는 포털 사이트를 속속 개설할 계획이다.

세계 정보통신업계의 거물들이 남미로 몰려 들고 있다. 현지 기업들과 합작을 통해 인터넷 네트워크 망을 구축하거나 독자적인 포털 사이트를 출범시키며 남미시장을 차지하려 들고 있다.

이들 기업이 남미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높은 시장성 때문이다. 현재 남미 전체인구의 2% 정도만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개인용 컴퓨터 보급률은 4%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각국 정부가 인터넷 산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인 데다 시민들의 정보화 마인드가 커 미래의 황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컨설팅업체인 e마케터의 조사에 따르면 2002년까지 북미 지역의 인터넷 인구는 포화 상태에 접어드는 반면 남미 지역의 경우 지난해 4백만명에서 5백% 이상 증가한 2천6백여만명이 인터넷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시장조사 업체인 주피터 커뮤니케이션의 인터넷 분석가인 루카스 그레이브스는 "기업들에는 3~5년만 지나면 남미 시장이 미국 시장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일 것" 이라고 말했다.

기업들도 경쟁이 치열한 북미보다 남미에 재빨리 진출, 사업 인프라를 확충하고 기업 인지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남미에서 선발업체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은 테라 네트웍스와 MS 외에도 아메리카 온라인(AOL).야후.스타미디어 네트워크.유피닷컴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야후.MS.프로디지는 브라질과 멕시코에서 인터넷 네트워크망을 직접 구축 중이거나 지역 인터넷 사업자들을 인수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률이 낮다는 점에서 전자상거래 보다 지역문화에 맞는 포털 서비스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브라질에서 포털 사이트를 운영 중인 AOL은 올해안으로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에서도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AOL은 남미 지역에서 팔리는 IBM의 컴퓨터와 쓰리컴의 모뎀에 자사의 인터넷 소프트 웨어를 끼워 제공하는 방법으로 고객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대 기업들의 진출로 현지의 군소 인터넷 서비스업체들은 자연스럽게 인수.합병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남미 시장을 우습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칠 것이란 충고도 나오고 있다. AOL은 지역 특수성을 감안한 마케팅을 한다며 레게 음악이 수록된 CD를 사은품으로 고객들에게 보냈다가 "그럴 돈이 있으면 인터넷 소프트웨어를 달라" 는 항의가 빗발치는 바람에 혼쭐이 났다.

아직까지는 유료 서비스에 대한 인식도가 낮아 수수료 수입만을 수익 모델로 설정해서는 곤란하다는 지적도 있다. 브라질 최대의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유니베르소 온라인은 무료 서비스를 내세워 외국 대형기업에 맞서고 있다.

각국의 이질적인 문화를 극복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메릴린치의 인터넷 분석가 마이클 모린은 "스페인어.포르투갈어 등 지역 언어와 문화권에 걸맞은 콘텐츠를 개발해 제공할 수 있느냐가 남미 인터넷 시장에서의 승부를 가름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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