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가득염, 2년만의 선발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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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염(롯데)이 약 2년만에 선발승을 올리는 감격을 누리며 부활을 예고했다.

98년 8월 21일 OB와의 잠실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와 승리를 따낸 이후 가득염은 중간 계투로만 등판하며 지난해 고작 1승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선발투수 자리는 꿈도 꾸지 못하며 퇴락 조짐을 보여왔다.

92년 롯데에 입단해 벌써 9년차가 됐지만 94년에 8승을 올린 것을 빼고는 뚜렷한 성적을 낸 적도 없어 팬들의 기억속에서 점차 잊혀져 가고 있었다.

그러나 가득염은 선발로 기용된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눈부신 투구로 LG 타선을 철저히 묶으며 승리,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

롯데의 제 5선발이었던 박지철이 어깨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구멍난 선발진을 메우기 위해 등판한 가득염은 컨디션 난조에 빠진 LG 타자들을 차근차근 요리해나갔다.

공도 빠르지 않고 변화구가 다양한 것도 아니지만 이날 가득염은 침착한 투구로 나쁜 공에도 방망이가 쉽게 나오는 LG타자들을 뜬공이나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했다.

지난해 12월 오른쪽 새끼발가락 골절상을 입는 불운으로 5월부터 경기에 나오기 시작한 가득염이 기대 이상의 투구를 보임으로써 롯데는 이제 선발로 활용하던 박석진을 마무리로 돌릴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됐다.

여리고 내성적인 성격때문에 경기에 나오면 연습때보다도 좋지 못한 투구를 보이던 가득염이지만 롯데 투수진의 최고참으로서 갈수록 노련하고 과감한 경기 운영을 한다는 것이 코칭 스태프의 평가다.

가득염은 "고참 선수로서 팀이 어려울 때 제몫을 해내 기쁘다"면서 "계속 선발로 나왔으면 좋겠지만 당분간은 어떤 역할을 맡겨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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