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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1기 1000명은 일자리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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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내년 법률시장에 나오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기 졸업생 1500명 가운데 1000명이 상당 기간 일자리를 잡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년 2월 로스쿨 졸업자(전체 정원 2000명) 중 75%가량인 1500명이 변호사시험을 거쳐 법률시장으로 배출된다. 이 중 법원·검찰·로펌 등에서 흡수할 수 있는 채용 규모는 5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내년 로스쿨 졸업생 중 일선 법원의 재판 업무를 보조할 재판연구원(로클러크·law clerk)으로 100명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원래 총 200명을 두게 돼 있지만 나머지 100명은 이듬해 배출되는 2기 졸업생 등에서 뽑기로 했다.

 법무부의 경우 ‘검찰 로클러크(법률연구원)’ 도입을 장기 과제로 검토하고 있으나 내년부터 도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내년 로스쿨 졸업생 가운데 검찰에서 선발할 수 있는 인원은 사법연수원생과 경쟁을 거쳐 임용될 신규 검사 자리(전년 기준 120명)뿐”이라고 말했다.

 대형 로펌들도 10~20명씩의 로스쿨생을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 업계에서는 전체 로펌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200명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기관과 기업 취업인원까지 합친다 해도 500명을 넘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로클러크 선발 전형일정과 배치계획 등의 내용을 담은 ‘재판연구원 임용방안’을 마련해 발표했다. 이달 하순 지원서 교부를 시작으로 서류전형과 필기시험, 구술면접을 거쳐 2월 중순 합격자를 최종 통보한다.

 대법원은 또 법조 일원화 도입에 따른 법관 임용안 마련 등 법관 인사제도 전반을 연구하기 위한 ‘법관인사제도 개선위원회’를 이달 초 출범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각급 법원장에 인사권 이양 ▶법관 근무평정제 개선 ▶고등·지방법원 법관 분리 임용 ▶지역법관(향판) 개선 등을 주제로 연구·심의해 대법원장에게 건의할 계획이다.

이동현 기자

◆로클러크(law clerk·재판연구관)=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로스쿨 졸업생 가운데 법원 재판 업무를 보조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 로스쿨 졸업생 가운데 일부를 선발해 연방·주법원 판사 업무를 보좌하는 미국의 사법보좌관(judicial clerkship)을 우리 실정에 맞게 변형한 것이다. 소수인원만 선발되기 때문에 판사 임용은 물론 법조인으로서 중요 경력으로 인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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