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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노래,미술…예술활동으로 살을 뺄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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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145cm에 63kg인 초등학교 4학년 아이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아이는 살을 빼기 위해선 음식을 절제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게 자꾸 먹게 된다며 심하게 자책을 하고 있었다. 병원에서 실시한 심리검사 결과, 아이의 우울도 수치는 당연히 매우 높게 나왔다. 나는 하루에도 매우 다양한 아이와 그 부모를 만난다. 비만한 자신의 몸 때문에 심심이 오래도록 아파온 아이들이다. 그러한 심신의 흔적은 얼굴과 몸에 여지없이 나타난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비만 아동의 원인은 ‘우울증과 공격성’

비만한 아이들은 심리적, 육체적으로 온갖 어려움을 겪는다. 자신의 뚱뚱한 모습을 향한 주위의 시선으로 인해 한없이 우울해지고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 그러다 보니 집중력이 저하되며 과잉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다른 병원에서 ADHD진단을 받은 많은 아동들의 대부분은 본원에서 관찰된 바 비만으로 인한 우울증과 공격성이 원인이었다. 약해진 체력으로 면역력이 저하되어 만성피로를 느끼고 각종 소아성인병까지 나타난다.

약해진 몸은 민감성을 부르고 민감성은 이내 스트레스 내성을 낮추어 쉽게 폭식하고 탐식으로 스트레스를 달래는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착화시킨다. 특히 아이들은 스펀지와 같기 때문에 민감성과 스트레스, 면역력 저하는 톱니바퀴처럼 오차 없이 정밀하게 반복된다.

아이는 비만한 자신의 몸과 적은 에너지에 걸맞은 생활이 어느 정도 반복되면 이내 안주하게 된다. 즉, 자신의 에너지 안에서 생활의 폭을 정해 버리는 것이다. 더 소극적인 신체활동, 더 소극적인 학습활동, 더 소극적인 교우관계를 등 정상 아동에 못 미치는 활동의 한계와 폭이 존재하게 된다.

만약 아이의 마음의 상처를 확인했다면 더 늦기 전에 지체하지 말고 치료에 나서야 한다. 나는 치료과정 중 다양한 예술활동이 아동들의 다이어트에 매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표현심리치료를 진행하는 동안 아이들은 체중감량은 물론 대인관계, 자신감의 상승을 여지없이 드러내었다.

아이들과 엄마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날씬해지고 싶으면 노래를 많이 불러라.

노래 한 곡을 신나게 부르고 나면 20-30kcal나 소모된다고 한다. 한국인들만큼 노래를 즐기는 사람들도 없다. 노래 부를 자리도 노래 부를 일도 그만큼 많은 것이다. 노래는 많은 호흡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유산소 운동만큼의 운동 효과가 있다. 실제 노래나 웃음을 비만 치료로 사용하는 사례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노래 부르기가 비단 직접적으로 살 빼기에 좋은 수단이라서 권하는 것만은 아니다. 노래는 스트레스 해소에 매우 좋은 방법이다. 누구나 경험해봤겠지만 우울하던 기분도 노래방이나 공연장에서 즐겁게 노래 부르다 보면 어느새 사라진다.

음악은 뇌를 가장 활성화하는 활동이라고들 말한다. 가창이나 기악, 작곡을 망라해 거의 모든 음악활동들은 뇌의 전 영역을 고루 활용한다. 아주 간단한 멜로디를 응얼거릴 때도 우리 뇌는 독서할 때만큼 활성화된다.

노래를 부를 때 뇌의 모습은 흡사 마약을 복용했을 때나 남에게 돈을 받았을 때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 만큼 쾌감 중추와 도파민 분비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로 인한 스트레스 해결 능력도 뛰어나다.

음악치료는 비만 어린이들에게 그 효과가 더 크다. 우울감이 심하던 아이도 율동을 곁들인 노래 부르기 활동을 반복하며 크게 개선된 바가 있다.

소아비만, 살 빼려면 예술활동을 시켜라

비만 어린이를 상대로한 놀이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들의 효과는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검증된 바 있다. 노래 부르기만큼 효과를 내는 다른 예능활동들도 있다. 미술창작이나 악기 다루기, 글쓰기 역시 아이들의 스트레스 감소에 큰 효과를 내는 활동들이다. 내 경험상 가능한 다양하고 폭넓은 예능활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 아이가 싫어하지만 않는다면 다양한 예능 활동으로 아이의 마음을 다스려주기 바란다. 아이가 자신을 표현하면 표현할수록 소아비만으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진실이다.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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