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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구자운 곰마운드의 '웅담'으로 자라나

중앙일보

입력

‘약관’ 구자운(20·두산)이 곰마운드의 ‘웅담’으로 자라고 있다.

두둑한 배짱을 앞세운 노련한 투구 완급조절과 경기운영 능력은 구자운이 스무살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다. 마운드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은 ‘애 늙은이’처럼 보이지만 또렷한 이목구비에서 풍기는 구수한 분위기는 팀 선배인 지난해 신인왕 홍성흔(24)을 많이 닮았다.

구자운은 지난해 서울고를 졸업하고 “제2의 박명환으로 가다듬겠다”는 구단의 공식입장처럼 대형 정통파투수로 크기 위해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차세대 에이스’라는 꼬리표를 달고 선발수업을 받았으나 고교시절 무리한 등판으로 어깨를 혹사당한 탓에 대부분을 2군에서 재활훈련으로 보냈다. 지난해 1승1세이브1패가 전부.

올해 1군합류의 기회가 주어진 것은 지난달 22일. 팀의 든든한 허리였던 김유봉이 손가락 부상을 당한지 2주일만이었다. 좌완 이혜천마저 중간에서 흔들려 1군에 오르자마자 등판기회가 자주 찾아왔다.

한달도 안됐지만 14경기에 나가 1승2세이브1패,방어율 1.85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특히 팀이 5연패의 부진에 빠졌던 지난 16일 수원 원정경기에서 현대를 상대로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으며 20일 한화전에서 세이브를 추가했다.

‘뒷문’을 확실히 잠그는 구의 활약으로 두산 마운드의 허리는 탄력을 되찾았고 최종 마무리 진필중도 여유가 생겼다.덩달아 팀은 최근 4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인식감독은 “1백45㎞의 빠른 공을 주로 던지면서 나이답지 않게 완급조절을 잘한다. 같은 코스의 같은 구질이라도 볼빠르기가 다르다”라며 “김유봉이 한달뒤쯤 합류하면 구자운은 선발로 기용할 생각이다. 요즘 선발 수업을 받고 있는 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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