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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스마트폰 2000만 명 시대의 명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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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2000만 명을 돌파했다. 도입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 중 절반가량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증가세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우리의 일상 생활을 바꿔놓고 있다. 과거 음성통화 위주였던 휴대전화와 달리 스마트폰은 놀이·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의 종합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미 일상적인 만남과 소통에서 스마트폰이 중심에 선 지 오래다. 지하철은 온통 스마트폰 화면에 정신을 뺏긴 젊은이로 넘쳐난다. 스마트폰의 내비게이션에 따라 운전을 하거나 약속 장소를 찾는 모습도 눈에 익숙한 풍경이 됐다.

 스마트폰 대중화는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미 개인 위치정보 등 사생활 침해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상대적으로 보안이 허술한 스마트폰에 개인 정보와 금융 정보가 담기면서 언제 대형 사고가 일어날지 조마조마하다. 무선 데이터 폭증도 문제다. 스마트폰 도입 이후 데이터 트래픽은 20배나 늘어났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보편화되면서 스마트폰을 많이 쓰는 상위 1%가 전체 데이터 사용량의 40%를 차지하는 실정이다. 과부하(過負荷)로 인한 통신 끊김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포화상태인 백본(backbone·기간 전송회선)망을 서둘러 확충하고, 스마트폰용 주파수도 추가로 할당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시대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대세다. 스마트폰 덕분에 우리 생활은 한층 편리해졌다. 또한 한국이 스마트폰의 최대 수혜국(受惠國)이란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정보기술(IT) 강국답게 삼성전자가 애플을 누르고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로 등극했고, 스마트폰 부품 회사들도 덩달아 날개를 달았다. 갈수록 우리 사회에서 스마트폰의 파급력도 강해지고 있다. 최근 치러진 선거마다 스마트폰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가공할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스마트 혁명’은 양날의 칼이다. 이제 장점은 살리고 부작용은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