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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나경원 캠프 의원 7명 불러 “패배주의 빠지지 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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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민심이 안 좋지만 패배주의에 빠지지 말라”며 “지금 중요한 건 패배주의에서 벗어나 국민에게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저녁 삼청동 안가(안전가옥)에서 한나라당 초선 의원 7명과 함께한 만찬에서다. 강승규·권택기·신지호·안형환·이두아·정옥임·진성호 의원으로 모두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일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오세훈 전 시장이 아파서 물러난 것도 아니고 한나라당 때문에 하게 된 선거에서 또 한나라당 후보를 뽑아줬겠느냐”는 말도 했다고 한다. 10·26 서울시장 보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것에 너무 낙담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자리는 이 대통령이 나 후보를 도왔던 의원들을 위로하겠다고 해서 급하게 연락해 마련된 자리”라며 “앞으로도 시간이 있을 때마다 선거 때 고생한 의원들을 챙기겠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청와대와 의원들은 그러나 이날 만찬을 극비리에 진행했다. 본지가 취재하자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실장공관에서 위로 저녁을 낸 것 ”이라고 둘러대기도 했다. 청와대에선 임 실장과 김효재 정무수석이 배석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26 보선과 관련, ‘선(先) 민심 수습-후(後) 청와대 개편’ 방침을 밝혔다. 전날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임 대통령실장의 사의에 대해선 일단 반려했다.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은 기자들에게 “이 대통령이 이번 선거 결과에 나타난 젊은 세대의 뜻을 어떻게 반영할지, 또 어려운 경제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대단히 고심하고 있다”며 “임 실장을 비롯, 청와대 참모진의 개편 문제보다는 투표를 통해 나타난 뜻을 어떻게 정책으로 구현할지를 우선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아침 참모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선수습-후개편이란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 수석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임 실장과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은 27일 오전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두 실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이 대통령에게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 대통령이 사의를 반려한 건 임 실장 등을 재신임했다기보다는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도 청와대 개편 의지가 있는 걸로 안다”며 “이 대통령이 다음 달 초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 등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면 개편 구상이 어느 정도 정리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애·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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