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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정복하려는 비즈니스는 사라져야 한다"

중앙일보

입력

"세계를 정복하려는 비즈니스는 사라져야 한다" ''글로벌 리눅스 2000''행사에 초청된 ''리눅스의 성자'' 리처드 스톨먼은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 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 전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정복식'' 비즈니스를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현재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그룹들은 자신들이 세계를 정복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건방지게''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WTO체제도 그런 결과에서 나온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free''를 한국말로 ''자유''라고 들었다며 ''공짜''와 구별해 달라며 어색한 한국어로 ''자유''를 몇 번씩 확인했다.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의 장점을 묻자 MS의 멀티미디어 파일 형식인 ASF를 예로 들며 "더 나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도 어쩔 수 없이 이 파일 형식을 사용해야 한다" 며 "소프트웨어 특허는 지뢰밭과 같아서 빠져 나올 수 없다"고 답했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는 자신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팔아 이익을 남길생각을 하지 말고 소비자의 의견을 수용해 커스터마이징이나 사용자에게 적합한 환경 설정 작업에서 이익을 추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정부의 리눅스 진흥책에 놀랐다"며 "한국정도 수준이면 20~50명의 프로그래머로 2년안에 4~10개의 리눅스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한국 정부의 리눅스 진흥책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전제한 후 "리눅스는 유닉스에서 발생해 윈도처럼 사용자 친화적이지 못하므로 한국정부가 리눅스의 발전을 바란다면 리눅스의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결국 사용자가 사용하기 편리한 운영체제가 승리한다는 것.

최근 미국에서 내려진 MS의 분할 결정에 대해 "아무것도 나아진 것이 없다"며 "독점기업이 나눠진다고 해서 독점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으므로 독점의 전체적 지배력은 똑같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책이나 노래의 저작권에 대해 "아주 어려운 질문이다"고 운을 뗀 후 "셰익스피어도 자신의 작품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빌어썼다" 면서 "기능적인 면은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즉 문체나 표현등은 다른 사람과 공유해 나갈수록 계속 개선될수 있으나 작가가 작품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는 관점이나 희망을 침해하는 것은 명백히 ''범죄''라는 것이다.

소설의 경우 책을 출판하는 것은 상업적인 영역이지만 개인적으로 그 소설을 돌려보는 것은 상업적인 목적만 아니라면 저작권 문제와 전혀 관계없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자신 스스로를 ''해커''라고 칭한 스톨먼 교수는 "시스템의 보안을 뚫는 것이 무조건 해커가 아니며 그 안에서 무엇을 했는가가 ''해커''와 ''크래커''의 분별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보안장치를 뚫고 들어갔으나 그저 유머스럽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것은 자신의 ''익살스런 재치(playful cleverness)''를 과시하는 ''해커''지만 그 안에서 신용정보를 훔치거나 시스템을 다운시키는 것은 ''크래커의 범죄''라고 정의내렸다.

그는 마지막으로 "''리눅스''와 ''GNU''는 다르다"며 "리눅스는 GNU의 부족한 공간을 메우는 커널이므로 ''GNU/리눅스''가 정확한 표현이므로 반드시 ''GNU/리눅스''로 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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