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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 피오리나 HP회장 은밀하게 방한

중앙일보

입력

미국 IT(정보기술) 분야에서 대표적으로 성공한여성 기업인으로 꼽히는 휴렛패커드(HP)의 칼리 피오리나(46)회장이 지난 13일 외부에 알리지 않은채 조용하게 한국HP를 방문하고 이튿날 떠난 것으로 알려져 방한 목적이 궁금증을 안겨주고 있다.

한국 HP 관계자는 "아시아지역에 있는 주요 해외지사를 의례적으로 순회한 것뿐이어서 사업상 별다른 의미는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관련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그동안 국내 중대형 컴퓨터 시장에서 IBM 등 경쟁업체에게 상대적으로 열세였던HP가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통신, 금융, 제조업 부분의 중대형 컴퓨터 대체 사업,즉 메인프레임 대체 전략을 다시 촉진시키기 위해서라는 것.

HP는 국내 중대형 컴퓨터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난해 5천억원의 예산을마련해 하나로통신, SK그룹, 데이콤 등 주요 통신사업자와 삼성 등 대그룹 일부 계열사의 전산 메인프레임 투자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던 HP가 피오리나 회장의과감한 경영전략으로 보다 공격적인 입장으로 선회, 얼마전 SK증권에 대형 유닉스 서버인 ''V2600'' 2대를 공급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따라서 이번 피오리나 회장의 방문은 올 하반기 통신사업자를 중심으로 예상되는 중대형 컴퓨터 시장의 대규모 확장을 앞두고 한국 HP측에게 ''상당한'' 정도의 금융지원 또는 경영지원까지 약속한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세계적인 컴퓨팅 기업인 HP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국내 중대형 컴퓨터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중대형 컴퓨터, 서버업체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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