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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류] 스포츠 코리아 위상 높인다

중앙일보

입력

남북 정상회담 성공에 따라 남북한간 체육 교류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각 종목 단일팀 구성도 조만간 가시권에 접어들 전망이다.

통일의 초석을 다진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경기적인 측면에서 남북 단일팀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야구.축구 등 프로스포츠 위주의 남한의 경기력과 육상.복싱 등 기초.투기종목에 치중하는 북한이 합치면 예상치 못한 시너지 효과를 낼지도 모른다. 남북이 구성 배분에 얽매이지 않고 경기력 향상에 중점을 둔 단일팀을 만들 경우 국제 무대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 축구

남자는 남한, 여자는 북한의 수준이 높다. 10월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남자 국가대표가 남북 동수의 단일팀으로 구성된다면 현재 남한 국가대표보다 전력이 크게 떨어진다.

북한 국가대표 축구팀을 지도하다 귀순한 윤명찬씨에 따르면 북한 선수 중 남쪽과 수준이 엇비슷한 선수는 박경철(GK).조인철(DF).주성일(MF).이창화(FW) 정도인데 그나마 이들도 남에서는 교체멤버 수준이라는 것이다.

1991년 포르투갈 세계청소년대회에 출전한 단일팀이 8강에 올랐던 전적에서 보듯 북한 청소년팀의 수준은 우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여자축구는 북한이 남한보다 아직은 한수 위다. 북한은 지난해 열린 미국월드컵에 아시아대표로 출전했고 한국은 예선 탈락했다.

북한은 월드컵에서도 덴마크를 3 - 1로 꺾는 등 상당히 높은 기량을 과시했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6골을 터뜨린 김금실, 주장 김순희 등은 세계적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남한의 강선미(숭민).최윤희(인천제철).김결실(장호원정보고) 등과 합치면 세계 최강인 중국과도 겨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농구

남북 단일팀 구성으로 가장 극적인 전력향상을 이룰 수 있는 구기종목은 바로 남자농구다.

2m35㎝의 세계 최장신 센터 이명훈이 골밑에, '북한의 마이클 조던' 박천종이 외곽에 가세하면 숙적 중국 격파도 어렵지 않다.

골밑에서 이명훈과 서장훈(2m7㎝)이 더블 포스트를 이루면 중국이 자랑하는 아시아 최강의 '트윈 타워' 랴오밍(2m23㎝) - 왕즈츠(2m14㎝)가 부럽지 않다.

개인기가 뛰어난 박천종은 노쇠한 허재를 대신할 수 있다.

이상민(또는 강동희)이 포인트 가드, 박천종이 슈팅 가드, 김영만.조성원을 슈터로 활용하고 이-서 라인을 가동하면 일본.대만쯤은 매번 20점차 이상으로 농락할 수 있다. 한마디로 막강 전력이다.

◇ 유도

96애틀랜타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계순희와 남자 곽옥철은 세계적 선수다. 계순희는 체급을 올린 후 약간 주춤하고 있으나 앞으로 단일팀을 구성해 남한선수들과 훈련할 경우 선진기술을 받아들여 재기할 가능성이 크다. 곽옥철도 국제대회에서 조인철과 접전을 펼쳤으나 경쟁력은 떨어진다.

◇ 복싱

북한도 최근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으나 평양 이북지역 주민들의 기골이 장대하고 정신력이 뛰어나 투기에서 가능성이 크다.

복싱에 필요한 헝그리 정신이 남한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투기, 특히 복싱에서 좋은 선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 탁구

탁구 남북 단일팀은 남자팀보다 여자팀이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현재 남한 에이스 유지혜와 북한 에이스 김현희가 한 팀으로 '더블 에이스' 를 이루게 된다.

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북한의 이분희.유순복이 남한의 현정화.홍차옥과 합세해 덩야핑이 이끈 중국의 만리장성을 무너뜨린 영광이 2001년 오사카 세계탁구선수권에서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3명의 선수가 5단식을 치르는 단체전에서 유지혜.김현희 모두 에이스로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여자 복식에서도 양측의 에이스인 김현희와 유지혜가 결합한다면 최강 중국과도 해볼 만하다. 움직임과 포핸드 공격이 좋은 왼손 셰이크 핸드 김현희가 세계랭킹 8위인 오른손 셰이크 핸드 유지혜와 조화를 이루면 막강한 복식 콤비를 만들 수 있다. 혼합복식에서도 왼손잡이 김현희가 김택수.유승민 등과 짝을 이루면 전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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