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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도 가끔해" 전 여친 싸이에 부부 파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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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앙포토]

"내 생각도 가끔 해." 남편의 옛 여자친구가 남편에게 전한 한 마디가 부부를 결혼 1년 만에 파경으로 몰고 갔다.

2008년 9월에 면사포를 썼던 A씨(31). 결혼한 지 4개월 만에 남편의 차에서 여성용 화장품과 스타킹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A씨는 남편에게 내색을 하지 않고 넘겼다.

다음날 A씨는 남편 책상 서랍에서 수첩을 한 권을 발견했다. 남편이 결혼 전 만나던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빼곡히 적어놓은 수첩을 본 A씨는 점점 남편을 의심하게 됐다.

그해 여름 A씨는 남편 B씨(37)의 미니홈피 방명록을 들여다보다 옛 여자친구가 남긴 글을 보고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잘 지내? 내 생각도 가끔 해"란 말이 적혀있었던 것. A씨는 옛 여자친구의 전화번호를 알아내 따졌다. 문제는 옛 여자친구가 남편에게 "부인 간수를 잘 하라"고 전화를 하면서부터 커졌다. A씨 부부는 이 일로 크게 다퉜고, A씨는 남편에게 맞아 2주간 치료를 받았다.

곧바로 별거에 들어간 A씨는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소송을 냈다. "남편이 성중독 증세가 있어 결혼생활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남편 역시 "부인이 의부증이 있다"며 맞대응을 했다.

1심 재판부는 "파탄의 주된 책임은 남편에게 있다"며 "여자문제에 관해 아내로부터 불신을 야기했다"고 판단했다. 재산분할과 관련해선 남편이 마련한 13억원대 아파트에 A씨가 인테리어를 위해 9800만원을 지출해 부동산 가치가 증가되었다고 봐야 한다며 아내 측에 재산의 7%인 8600만원을 주라고 판결했다. A씨는 항소했지만 2심을 맡은 서울고법 가사3부(부장 민중기)는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5일 밝혔다.

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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