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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방 카메라, 버튼 시동키 … ‘럭셔리 소형차’ 줄 잇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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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현대 i30.
포드 포커스 해치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형차와 준중형차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계속되는 고유가와 친환경 이슈의 영향이다. 하지만 예전같이 가격만 싸다고 소비자의 눈길을 끌진 못한다. 눈높이가 과거에 비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형차 이상을 타던 운전자가 소형차와 준중형차를 고를 때 중형차급 이상의 편의사양과 안전성을 찾는 경향이 있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이를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하향대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작은 차가 고급스러워야 중형차를 탔던 운전자의 입맛에 맞는다”며 “준중형 i30의 신형 모델에 각종 편의사양을 대거 적용한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소개했다.

기아 프라이드 해치백.

현대차가 20일 출시한 신형 i30에는 국내 최초로 장착된 편의사양이 두 개 있다. 운전자의 성향에 맞춰 핸들링을 조절할 수 있게 한 ‘플렉스 스티어(Flex Steer)’와 ‘히든 후방 카메라’다. 플렉스 스티어는 버튼 하나로 주행 중 핸들링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한 장치다. 일반·스포츠·컴포트의 세 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누르면 핸들링이 무거워진다. 고속 주행 시 용이하다. 여성 운전자를 배려한 컴포트 모드를 택하면 핸들링이 가벼워져 방향 조작이 쉽다. 신형 i30에는 7개의 에어백, 버튼 시동키, 차체자세제어장치(VDC)와 같은 사양도 기본으로 장착됐다. 전자 파킹 브레이크,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와 같은 편의사양도 있다. 신형 i30는 디젤·가솔린 두 가지 엔진이 장착됐다. 트림(같은 차종 내 여러 가격대)은 유니크와 익스트림 두 가지뿐이다. 구형 i30의 경우 다양한 수요를 위해 다섯 개 트림을 판매한 것과 달라진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작은 차는 저가라는 생각에서 탈피하고, 선택과 집중을 위해 상위 두 가지 트림만 판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형 i30는 구형과 비교해 길이는 55㎜, 폭은 5㎜ 늘어났다. 반면 높이는 10㎜ 낮아져 스포티한 인상을 준다.

 기아차가 지난달 출시한 소형 프라이드의 신형 모델도 과거 중형차 이상에서 볼 수 있던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통합 단말기(AVN)를 달았다. 고급 소형차 컨셉트에 맞게 버튼 시동, 스마트키, 열선 스티어링휠, 정속 주행장치, 공기 청정기와 같은 편의사양도 있다. 후방 주차보조 시스템도 장착했다. 디자인에도 공을 들였다. 보닛과 옆면에 곡선을 넣어 볼륨감을 살렸다. 사이드 미러는 초보·여성 운전자가 주차할 때 장애물을 쉽게 볼 수 있게 했다. 소소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다는 평가다.

 안전장치 장착 의무화도 소형차의 고급화에 한몫하고 있다. 내년부터 새롭게 출시하는 차에는 타이어 공기압 감지시스템(TPMS), 안전제어장치(ESC)를 의무적으로 달아야 한다. 차선이탈 감지시스템(LDWS)과 후방주차보조 시스템도 조만간 의무화 목록에 들어갈 전망이다.

 지난달 국내에 상륙한 포드 포커스의 신형 모델은 특히 안전 부문에 신경을 썼다. 국내에서 준중형차로 분류되지만 포드 차종 중 고강도 철강의 비중이 가장 크다. 특수 소재인 초강성 보론(Boron)도 들어가 있다. 무게는 가볍게 하되 충돌 요건을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하다. 작은 차에서 기대하기 힘든 운전하는 재미도 갖췄다. 과거 고급 스포츠카에 사용됐던 토크 벡터링(Torque Vectoring) 컨트롤 시스템이 장착됐다. 주행 상태와 도로 표면에 따라 차가 스스로 좌우의 앞바퀴 간 엔진 토크의 균형을 지속적으로 조절해주는 장치다. 차가 코너를 돌 때 앞바퀴 안쪽에 미세한 브레이크를 걸어 바깥쪽 바퀴에 더 많은 엔진의 힘을 보내주는 방식이다. 보다 안정감 있고 부드러운 회전이 가능하다. 폴크스바겐 골프에 버금갈 정도로 단단한 하체와 고속주행 성능도 내세울 만하다. 2.0L 가솔린 직분사 4기통 엔진은 최고 162마력에 최대 20.2㎏·m의 토크를 낸다. 자주 달리는 속도 구간에서 토크가 좋아 골프 GTi에 뒤지지 않는 가속력을 자랑한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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