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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자율고 입시 면접 노하우, 재학생들에게서 듣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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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특목·자율고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면접을 비중 있게 준비해야 한다. 전국입학담당관협의회 정남환 회장(안양외고 입학담당관)은 “올해는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지 2년이 된 만큼 좀더 심층적인 내용을 묻거나 학생의 창의성·논리력을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심국제고, 하나고, 한영외고 1학년 재학생들에게 면접 노하우를 물어봤다.

백채원(청심국제고 1)·진예린(하나고 1)양과 정지훈(한영외고 1)군은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진정성과 일관성 있는 답변”이라고 입을 모았다. 학습계획서와 다른 내용을 대답한다거나 본인이 쓰고도 내용을 모르면‘진정성’과 ‘일관성’을 의심받게 된다. 학습계획서 대필 의혹을 살 수도 있고, 열정과 노력이 부족하다는 이미지를 줄 수도 있다. 당연히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해 1박2일 합숙면접에 참여한 진양은 전문면접에서 자기주도학습과정에 쓴 ‘주식투자’를 실제로 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진양은 면접이 진행되기 며칠 전에 실제로 주주총회에도 참석한 경험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인정받았다. “기업이 의사결정을 할 때 주주들의 의견을 어떻게 반영하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지켜본 그대로 얘기했죠.”

지원동기에 대한 질문에는 특히 일관성 있게 대답해야 한다. 중학교 3년의 학습·활동·독서가 지원동기·진로와 일관성을 가지면 가장 좋다. 백양은 “지원동기에 대한 질문에는 약간의 절실함을 보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지원학교에 입학하고 싶은 이유와 입학 후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학교 커리큘럼이나 동아리와 연관시켜 구체적으로 대답하면 ‘의지’를 보일 수 있다. 면접을 보기 전에 학교를 무대로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나갈 것인지 큰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면접관들이 학습계획서의 어느 부분에 대해 질문할지 모르기 때문에 예상질문을 만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군은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한영외고는 학습계획서가 항목별로 600자로 한정돼 많은 얘기를 담지 못했다”며 “면접에서는 심화된 내용을 물어볼 거라고 생각해 예상질문을 뽑아봤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한영외고가 훌륭한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하는데, 예를 들면 어떤 활동인가?’‘학교에 어떤 동아리가 있는지 알고 있나?’‘체험활동을 통해 사람을 이끌어나가는 게 힘든 일인지 알게 됐다고 하는데, 에피소드가 있나?’ 등이다.

미리 준비하면 면접에서 쏟아지는 다양한 질문에 대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글로는 보여주지 못한 본인의 학습능력을 보여주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진양은 학습계획서에 공인인증시험 점수를 적을 수 없어 면접을 활용해 영어실력을 뽐내기로 마음 먹었다. 중2 때참가했던 양성평등 글짓기의 주제를 물었을 때를 놓치지 않았다. 언어에 내재된 남녀차별에 대한 주제를 얘기하며 한국어가 아닌 영어를 예로 들었다. Congressman(국회의원)에서 Congresswoman(여성국회의원)이 파생된 것을 설명할 때 원어민처럼 단어를 발음했다.

하지만 정군은 “‘달달’ 외우는 면접준비는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A라는 질문에 B라는 답변만 준비하면, A+C라는 질문이 나오면 당황하게 된다. 한 가지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면 자신감을 상실하고 나머지 질문에도 당황하기 마련이다.

답변의 내용만큼이나 태도·말투·억양도 중요하다. 7~10살 때 해외에서 살다 와 발음이 부정확해 걱정이던 정군은 발음을 또박또박 정확히 하기 위해 신문기사를 소리 내 읽었다. 신문기사는 짧은 문장으로 돼있어 읽기 연습 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자신 있는 자세와 태도를 습관화하는 것도 필요했다. 거울 앞에서 실제 면접관의 질문에 대답한다고 가정하고 연습했다. 거울을 통해 표정이나 자세까지 스스로 교정할 수 있었다. 두세 번 반복하자 태도도 바르게 되고 자신감 있는 눈빛으로 얘기할 수 있게 됐다.

백양은 “면접 보러 들어갔을 때 큰소리로 본인의 이름을 말하고, 들어갈 때와 나올 때 공손하게 인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신감 있고, 예의바른 학생의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답을 할 때는 면접관들과 눈을 마주치며 얘기하면 좋다. 정군은“웃으면서 자연스럽게 답변하면, 스스로도 긴장이 풀려서 편한 마음으로 면접에 임할 수있다”고 강조했다. 표정이 밝아지면 면접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줘 합격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이때 너무 밝게 웃기보다는 자신감 있는 눈빛으로 살짝 미소를 머금는 정도가 알맞다.

<글=전민희·강승현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 사진="최명헌·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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