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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총선 전초전’ 서울시장 선거 … 승패 따른 시나리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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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근혜 전 대표가 23일 서울 왕십리역 인근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 왼쪽). [오종택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서울 신정동 신정네거리에서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야의 대선주자가 뛰어들어 있다. 야권 바람의 주역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발을 들여놓는다. 판이 커진 만큼 선거 결과는 내년 총선·대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승리할 경우 여권은 정권재창출 기반을 다질 수 있을 걸로 보인다. 정당정치에 대한 강한 불신을 대표하는 ‘안철수 바람’의 확산을 차단하고, 이번 선거전을 적극 지원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세론은 여전히 강하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 체제도 순항할 것인 만큼 한나라당은 내년 4월 총선에 대비할 여유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에선 “이번에 이기면 여권엔 위기의식 대신 안일함이 퍼질 수 있다”고 말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야권은 혼돈에 빠질 수밖에 없다. 박원순 후보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상황에서 시작했던 선거를 그르친다면 범야권의 파워를 키운 안 교수와, 좌파 성향 시민단체의 위상은 흔들릴 게 틀림없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사퇴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고, 범야권이 모두 뭉치는 대통합의 프로세스(과정)에도 균열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안 교수 등 장외의 제3 세력의 힘이 약화되면 민주당이 내년 총선 등에선 다시 야권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될 수도 있다.

 반면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승리는 안 교수를 비롯한 제3 세력이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는 상황을 뜻한다. 야권은 대통합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고,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그 세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야권 통합을 둘러싼 내부의 주도권 다툼은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박 후보와 그의 지지세력을 흡수하지 못할 경우 내년 총선 때 여러 지역구를 ‘대통합 세력’에 내주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일 박 후보가 나 후보에게 완승할 경우 한나라당에선 “당명을 포함해 모든 걸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할 것이다. 홍준표 대표 체제는 와해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대세론’도 흔들리면서 당에선 “박 전 대표의 선거 효용성이 떨어졌다.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과 “당이 이젠 이명박 대통령과 정책적·정치적으로 더욱 차별화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올지 모른다. 나 후보가 석패할 경우엔 한나라당이 받을 충격의 강도는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 체제는 존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여당 의원들의 예상이지만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당의 진로를 둘러싼 당내 논란이 재연될 듯하다. “내년 총선·대선에 대비해 당을 강도 높게 개혁해야 한다”거나 “박근혜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들이 쏟아질 것이라고 의원들은 분석했다.

글=백일현·양원보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법무법인산하 고문변호사

1956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한나라당 최고위원

1963년

[現]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1962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5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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