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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ro2000] 팀별 전력 분석(4) – 축구 종가는 살아있다, 잉글랜드(England)

중앙일보

입력

잉글랜드에는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태양이 지지않는 나라’라는 말과 함께 ‘축구종가’는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말 중 하나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 성적만으로 보면 ‘종가’라는 말이 무색하다. 1966년 보비 찰튼이 이끄는 대표팀이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한 이래 잉글랜드는 메이저 대회 타이틀을 한번도 따내지 못했다.

뛰어난 스타들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조직력에서 허점을 보이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늘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면서 유럽선수권 대회에서 한차례도 우승하지 못한 사실이 이를 증명해준다. 96년 홈에서 열린 10회 대회에서도 준결승에서 독일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다.

이번 대회 예선에서도 잉글랜드는 제 이름값을 못했다. 불가리아, 폴란드, 스웨덴, 룩셈부르크와 같은 조에서 예선전을 치른 잉글랜드는 3승 4무 1패로 스웨덴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했고, 스코틀랜드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간신히 본선에 진출했다.

현역 시절 유럽 최고의 스타로 명성을 날린 케빈 키건 감독은 잉글랜드의 우승을 자신하고 있다. 선수들의 개인 경력만 보면 충분히 우승이 가능하다.

유럽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명인 데이비드 베켐(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현역 선수 중 센터링이 가장 정확한 선수로 유명하다. 뛰어난 외모로 실력보다 높은 인기를 누린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빠른 스피드와 현란한 드리블링을 자랑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다. 주로 오른쪽 윙으로 공격을 주도한다. 프리킥 실력 또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98 월드컵에서 세계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던 떠오르는 별 마이클 오웬(22. 리버플)도 더욱 성숙한 기량을 선보일 것이다. 백전노장 시어러(31. 뉴캐슬)와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이는 오웬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무기로 상대진영을 위협한다. 최근 오랜 부상에서 회복됐지만 정신적으로 아직 부상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키건 감독에게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오웬과 함께 스트라이커로 나서는 시어러는 잉글랜드가 자랑하는 최고의 스트라이커. 바티스투타(아르헨티나), 베르캄프(네덜란드) 등과 함께 가장 완벽한 스트라이커라는 평가를 받는다. 파워, 스피드, 개인기 등 스트라이커로서 갖추어야 할 능력을 모두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리더쉽으로 팀을 이끈다. 그러나, 현재 무릎 부상으로 포르투갈과의 첫 경기에 출전이 불투명하다.

오웬과 시어러를 뒷받침하는 보조 공격수도 만만치 않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앤디 콜(30)과 테디 셰링검(35)은 언제든지 출격 대기중이다.

베켐과 함께 잉글랜드의 미드필더를 책임지는 스티브 맥마나만(29. 레알 마드리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다. 좌우측을 오가며 정확한 패스를 주무기로 하는 맥마나난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가 가장 주목할 만한 선수로 손꼽았다. 펠레는 “9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맥마나만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페이스와 기술을 가지고 수비수를 두려워 하지 않고 과감한 돌파능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 그는 4년 전의 기량을 완전히 되찾았다”고 극찬했다.

뛰어난 공격력에 비해 수비가 약한 것이 흠. 수비의 핵심인 토니 아담스의 출장이 불투명하고 왼쪽 수비라인에 허점이 많다는 사실을 다른 팀들이 다 알고 있다. 결국 뛰어난 공격력으로 수비를 보완해야 한다.

잉글랜드의 첫 번째 시련은 역시 독일과의 조별 리그 경기. 2002년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다시 만날 두 팀의 경기는 전력이외의 변수가 많아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예상된다. 객관적인 전력은 명백한 우승후보. 하지만 치명적인 약점인 조직력과 전술구사능력의 한계를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 유로 2000 출전 잉글랜드 대표팀 명단

△ 골키퍼
나이젤 마틴(리즈 유나이티드), 데이비드 시먼(아스날), 리처드 라이트(입스위치 타운)

△ 수비수
토니 아담스(아스날), 개럿 배리(아스톤 빌라), 숄 캠벨(토튼햄), 마틴 키온(아스날), 게리 네빌(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필립 네빌(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게렛 사우스캐스트(아스톤 빌라)

△ 미드필더
닉 밤비(애버튼), 데이비드 베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티브 제라드(리버플), 폴 인스(미들스부르그), 스티브 맥마나만(레알 마드리드), 폴 스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데니스 와이즈(첼시)

△ 공격수
로비 파울러(리버플), 에밀 헤스키(리버플), 마이클 오웬(리버플), 케빈 필립스(선더랜드), 앨런 시어러(뉴 캐슬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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