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남북통일' 물꼬 트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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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대표 문학작품을 1백권의 책으로 묶는 〈통일문학전집〉출간사업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획기적인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통일문학전집 발간사업은 차범석(車凡錫)현 예술원회장이 1998년 문예진흥원장에 취임한 직후 기획, 2001년 발간을 목표로 문예진흥원이 계속 추진해온 사업이다.

남북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하는 차회장은 최근 이와 관련 "평양에 체류하는 기간중 통일문학전집 발간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문제를 북한측과 우선 협의하겠다" 고 밝혔다.

차회장은 "남북교류에서 가장 뒤쳐진 분야가 문학이다. 전집 발간이 남북공동으로 추진된다면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으며, 문학교류를 활성화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고 말했다.

통일문학전집은 해방이후 지금까지 남북한에서 발표된 문학작품중 대표작을 골라 장르별로 시 10권, 소설 70권, 희곡 10권, 평론 10권씩 책으로 묶어낸다는 계획이다.

문예진흥원은 이를 위해 지난해 장르별로 김윤식(서울대).임헌영(중앙대).서연호(고려대).권영민(서울대).김재용(원광대)교수와 이선영 연세대 명예교수 등 6명으로 기획위원회를 구성해 대표작을 선별하는 작업을 해왔다.

진흥원은 최근 북한측 대표작을 장르별로 소설 1백여편, 시 2백여편, 희곡 50여편, 평론 50여편 등 모두 5백편 가량을 1차로 뽑아 최종확정을 위한 마무리 선정작업중이다. 남한측 수록대상작도 비슷한 분량으로 리스트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북한에서 발표된 작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많이 알려진 작품의 경우 70~80% 가량은 통일부나 관계기관 자료실 등 남한 내에서 확보할 수 있으나 최근작의 경우 전체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것들이 적지않아 북한으로부터 자료를 제공받아야 한다.

북한문학 전문가인 김재용교수는 "전집을 출간한다는 계획 자체가 남북간 문학교류를 전제로 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까지 직접 접촉할 기회가 없어 북한측의 협력을 구하지 못했다. 남북문학 교류라는 취지를 살리자면 북한의 참여가 바람직하다" 라고 말했다.

김교수는 이어 "북한측으로부터 자료를 제공받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며,가능하다면 북한 학자들과 함께 자료를 선별하고 책을 편집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 고 밝혔다.

이럴 경우 남북에서 통일전집을 동시에 발간해 남북한 독자들이 같은 책을 보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효과도 기대된다.

극작가인 차회장은 이와함께 "기회가 주어진다면 희곡 공동집필이나 남북 연출가.배우 교환초청과 같은 연극 분야 교류도 타진하겠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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