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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 게임 해외진출 러시

중앙일보

입력

지난 98년부터 전국 1만8천여개의 PC방을 중심으로 국내 게이머들을 사로잡았던 온라인 게임이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게임을 해외로 진출시키기 위해 현지법인이나 라이센스 계약 등을 통해 현지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시범서비스를 유료서비스로 전환하기 위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게임은 패키지 게임과는 달리 불법복제에 대한 손실률이 ''제로''에 가깝고 언제든지 운영자에 의해 게임내용의 업데이트가 가능해 많은 ''고정팬''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게임업체들이 해외진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온라인 게임의 세계시장 규모는 4천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8천억원으로 두배가 증가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국내에서 ''히트''시킨 ㈜넥슨(대표 이민교)은 이미 지난 97년 자본금 45만달러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 독립법인을 설립하고 해외 게임시장 공략을 시작해 미국내 올해 매출목표를 280만달러로 잡고 있다.

이 회사가 미국 현지에서 주력하고 있는 게임은 ''바람의 나라''의 영문판인 ''넥서스''와 ''다크에이지스'' 등 두 종류며 올해 하반기부터 ''쉐터드 갤럭시''와 ''퀴즈퀴즈''를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넥슨은 또 지난해 4월 프랑스와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수익의 50%를 분할하는 형태로 진출해 올해 10만달러의 매출액을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도 이 회사는 지난해 일본 도쿄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바람의 제국'' 일본어판을 시범적으로 서비스하고 있고 올해안에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싱가포르와 홍콩에 현지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리니지''의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지난 3월 미국 산타모니카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현지에 개발실장을 상주시키면서까지 리니지열풍을 미국에서도 전파시키기 위해 현지 인터넷 서비스업체(ISP)와 협의를 끝내고 리니지 베타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회사 역시 중국시장을 염두에 두고 지난 2월 대만의 최대 게임업체인 감마니아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해 다음달 1일부터 리니지의 정식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특히 대만에서는 감마니아사가 6월 한달 동안 100만달러를 들여 현지 홍보마케팅을 벌이고 있고 올해 초 ISP사업체 설립규제가 완화돼 국내 PC방 모델을 재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온라인 게임의 성공확률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올해 말에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에 라이센스 계약 형태로 진출하기 위해 현지 게임업체, 투자회사와 협상중이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엔씨소프트 측은 "올해안에 해외에서 눈에 띄는 수익을 얻는 것은 사실상 무리라고 판단한다"면서 "내년을 위해 올해는 ''리니지''의 인지도 상승과 안정화를 위해 현지인을 마케팅 책임자로 고용해 홍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가 주 공략대상으로 삼는 미국 온라인 게임 시장은 이미 EA사의 ''울티마 온라인''과 일본 소니사의 ''애보캐스트''가 양분하고 있는 상태여서 후발주자인 국내 온라인 게임 업체의 현지진출이 쉽지만은 않다.

EA사의 경우 자금력을 동원해 7만원정도의 패키지를 사용자에게 판매하고 한달간 무료사용권을 주고 있으며 소니사도 유료패키지를 판매하면서 두달간 무료계정을 임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약한 국내 업체가 시장진출에 난관을 겪고 있다.

또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문제도 국내 업체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우리 게임업체가 국내에서 수입원으로 의존하던 PC방이 외국에는 사실상 전무해 개인사용자를 상대로 마케팅을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막대한 홍보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국 사용자들에게 한국산 게임의 인지도와 신뢰도가 낮아 현지인을 마케팅에 이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를 추진하는 데 아직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넥슨은 현재 개인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게임을 다운로드 해주고 시간당 계정사용료를 현지 ISP업체와 나누는 방식을 택하고 있으나 기대만큼 수익을 얻지 못해 내년중에 EA사와 같은 수익모델로 전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현재 실시하고 있는 시범서비스 이후 리니지를 사용화할 때 어떤 수익모델을 선택할 것인지 고심하고 있으나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업체들은 "후발진출 업체의 약점을 안고 있는 만큼 철저한 ''현지화''와 ''차별화''만이 살 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 게임업체는 현지인들의 정서에 맞게 게임 제목과 게임캐릭터의 이름을 현지어로 바꾸는 것은 물론 기존의 외국 온라인 게임보다 채팅기능을 강화해 차별화전략을 구사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사용자들은 온라인 게임공간에서 공동체를 구성해 게임의 목표를 이루는 것보다 ''혼자서 영웅이 되는''게임진행을 선호하는 반면 아시아권 사용자들은 정반대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게임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외국 업체에 대해 경쟁력을 가지려면 그들보다 더 쉬운 사용자 중심의 인터페이스와 철저한 고객분석으로 게임의 인지도를 높이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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