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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통신업계, 차세대이통 자금압박 심화

중앙일보

입력

최근의 기업인수.합병 열풍을 겪으면서 재무상태가 악화된유럽의 이동통신업체들이 이제는 제3세대 이동전화 사업면허 확보경쟁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 때문에 자금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마무리된 영국의 제3세대 이동전화 사업면허 공매에 총 382억유로(미화344억달러)의 돈이 몰려든 것은 서막에 불과하며 이로 인해 신용평가기관들은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독일은 제3세대 무선통신표준인 UMTS(Universal Mobile Telecommunications Systems) 사업면허 공매를 오는 7월31일 실시한다고 발표했으며 노르웨이와 이탈리아도이를 뒤따를 예정이다.

프랑스는 자국 통신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UMTS 사업권을 공매방식으로 배정,상당한 재정수입을 챙길 것인지 여부에 대한 최종 입장을 다음주중 발표할 예정이다.

신용평가기관들은 그러나 이동통신업체들의 점점 불어나는 기존 부채와 UMTS 서비스망 구축에 드는 추가비용, 그리고 장래 UMTS 사업자의 흑자전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 등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영국의 사업면허 공매결과를 참고할 때 유럽시장에서 UMTS 사업면허 확보를 위해 사업자들이 지불할 자금 규모는 총 2천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서비스망 구축에 1천억유로 이상이 소요된다.

지난달 30일 영국의 이동전화업체인 오렌지를 500억유로에 인수한다고 발표한프랑스 텔레콤은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IBCA 등 3대 신용평가기관에 의해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도 있는 관찰대상에 오른 상태다.

최근 영국에서 UMTS 사업권 수주에 성공한 도이체 텔레콤과 브리티시 텔레콤 역시 3대 신용평가기관 가운데 2곳으로부터 관찰대상에 올랐다.

지난해 유럽연합(EU)의 통신시장이 개방된 이래 달아오른 기업인수.합병 열풍은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한층 고조시켰다.

S&P는 지난해 이후 프랑스 텔레콤과 브리티시 텔레콤, 만네스만, 소네라, 텔레노어 , 보다폰 등 6개사의 신용등급을 낮췄으며 등급이 상향조정된 회사는 케이블 앤드 와이어리스, OTE, TPSA 등 3개사에 불과했다.

S&P 영국지사의 기업신용등급 담당자인 던컨 워윅-챔피언은 "부채를 끌어다 UMTS 사업권을 따냈다면 신용등급에 대한 영향은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UMTS 사업면허의 공매가를 뛰게 만드는 한 가지 요인은 일단 사업권 확보에 실패한 사업자는 휴대전화로 인터넷 접속과 화상회의까지 가능하게 하는 UMTS 서비스가 보편화될 경우 시장에서 배제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소시에테 제네럴은행의 한 분석가는 "투자회임 기간이 7-10년 정도 걸릴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사업에 대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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