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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미전]대상 박장희 씨

중앙일보

입력

"대상을 받으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작가경력도 짧은데…. "

제22회 중앙미술대전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박장희(30)씨는 "뜻밖의 과분한 상을 받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성신여대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모교에 시간강사로 출강하고 있는 朴씨는 두번째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는 신진작가.

1997년 첫 개인전 이래 그룹전 두차례, 공산미술제 공모전 입선이 경력의 전부다.

이번 수상작 '이기적인 유전자'(조각)는 8월 31일 서울 인사동 공화랑에서 열리는 두번째 개인전을 위해 준비한 작품이다.

커다랗게 뭉쳐진 나무 둥치에서 헐벗고 야윈 가지가 비스듬히 올라와 있는 형상으로 이기적인 욕심으로 가득한 세태를 풍자하고 있다.

"지난 겨울부터 이 주제를 어떻게 풀까 고민했습니다. 마침 작업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물을 소재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죠. "

경기도 일산 신도시에서 3천2백만원짜리 전세 아파트에 사는 박씨의 작업실은 서울 구파발에 있는 40평짜리 비닐하우스다.

이번 수상에는 같은 조각가로 지난해 봄에 결혼한 남편 진승연(30·홍대 조소과 대학원 재학)씨의 도움도 컸다고 귀띔했다.

"서로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 보면 유익한 조언을 많이 해줍니다. 무거운 재료도 들어주고요. 같은 길을 가니까 좋은 점이 많아요. " 그의 꿈은 좋은 작품을 만들고 행복한 가정을 꾸미는 것이다.

미술 개인지도·이벤트 무대 설치 등의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재료비와 생활비를 마련하지만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한다.

"작품을 보면서 제가 표현하고자 한 것을 남들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기쁩니다. 제작과정에선 고통스러울 때도 있지만 작품을 마칠 때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보람을 듬뿍 느끼죠. "

그는 조각가의 길로 들어서는 후배들에게 "결혼·출산 이후에도 작가정신이 흐려지지 않아야 한다"면서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끈기와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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