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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띄우기 작전세력 호재성루머 판친다

중앙일보

입력

최근 증시에서 폭증하고 있는 호재성 재료가 대부분 작전에 의한 허무맹랑한 소문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와 증권업협회는 최근 주가를 띄우기 위한 작전세력들의 호재성 루머 남발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조회공시 요구를 부쩍 늘리고 있다.

이는 루머가 확산되기 전에 차단해 투자자들이 작전에 말려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취하는 조치다. 그러나 조회공시에 대한 답변이 24시간이나 지난 뒤에 나옴으로써 이미 수많은 '개미' 들이 루머에 속아버린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작전세력들이 인터넷.정보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각종 설을 유포하고 있다. 더구나 일부 기업은 이들 소문을 보도자료로 만들어 뿌리는 경우마저 있을 정도다.

증권거래소는 이같은 풍문을 근거로 기업에 사실 여부를 따지는 공시를 하는데 최근엔 '근거없는 소문' 으로 답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올들어 거래소가 조회공시를 한 건수는 지난달 말 현재 총 1백42건으로 지난해 1백33건보다 늘어났다.

그러나 공시에서 '사실무근' 으로 답한 기업이 지난해에는 33%였지만 올해는 44%로 증가했다.

나머지는 조회공시에 대해 '검토 중' (대부분 나중에 사실로 확인됨) 혹은 '추후 확정' 이라는 답을 하지만 이 때는 이미 주가에 모든 상황이 반영된 뒤기 일쑤다.

종류별로는 지난해의 경우 '증자' (22건)가 가장 많았지만 올해는 '인수.합병' 이나 '신사업 진출' (45건)이 압도적이었다.

증권거래소 풍문 수집 담당자는 "거래소가 풍문에 의해 조회공시를 할 때는 주가에 소문이 상당 부분 반영된 뒤" 라고 전제, "인터넷 증권 관련 사이트 등은 소문이 돌면 즉각 이를 올리기 때문에 거래소의 조회공시도 소문 확인 즉시 요구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D증권사에서 종목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관계자도 "시장에서 웬만한 종목치고 소문없는 경우가 없다" 며 "그러나 소문을 일반 투자자들이 알 때는 이미 많은 사람이 주식을 산 뒤라 차익을 올리기 어렵다" 고 언급했다.

공시체계가 아직 정립되지 않은 코스닥기업의 경우 사정이 더하다.

올들어 코스닥시장의 조회공시는 모두 2백32건에 달하는데 지난 4월(20건)중 뜸했다가 침체가 극심했던 지난달에는 44건으로 폭증했다.

대부분 주가를 띄울 만한 루머에 따른 조회공시들인데 ▶자사주 취득▶유.무상증자▶해외전환사채(CB)발행▶신규사업 진출▶제휴설 등이 주류다.

하지만 소문에 대한 답변은 명쾌하지 않아 투자자의 혼란을 부추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컨대 '구체적인 확정 사항이 없다' '내부 검토하였으나 시장여건 악화로 취소했다' 는 등 알듯 말듯한 표현들로 꽁무니를 빼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사실무근' 도 흔하다.

증권업협회 박병주 감리부장은 "5월 들어서는 협회가 코스닥증권시장을 통해 조회공시를 요청하는 일이 부쩍 늘고 있는데 이는 의심스러운 호재성 루머가 난무한다는 증거" 라고 말했다.

송상훈.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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