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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교부 고위간부 인니서 접대부 요구 물의

중앙일보

입력

건설교통부 고위관리가 인도네시아와 항공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자카르타를 방문했다가 국내 항공사 간부들에게 접대부를 대령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장시간 폭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건설교통부 양성호(梁成鎬)
국제항공협력관은 31일 오후 7시께(현지 시간)
자카르타 시내 H음식점에서 항공회담에 동행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부들에게 전날 밤 회식때 왜 접대부를 데려오지 않았느냐며 2시간여동안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

양협력관은 이날 저녁식사가 시작되자마자 "광주 5.18행사 전야제에 술을 먹은 국회의원들이 뭐가 문제가 되느냐. 임수경 그 ×××이 죽일 ×이다. 언론이 감히 자기 반성도 없이 어떻게 국회의원들을 매도할 수 있느냐"며 국회의원 술판사건과 관련한 최근 국내 언론보도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30, 31일 양일간 열린 항공협정에서 국적기의 자카르타 취항편수가 기존의 주 7회에서 10회로 늘었다. 국내 항공사들의 자카르타 노선 취항 배분권은 건교부가 쥐고 있다"고 말한 뒤 전날 회식자리를 문제삼기 시작했다.

그는 바로 옆자리에 앉은 대한항공 및 아시아나항공 고위 간부들에게 번갈아 가며 "왜 어제 술자리에 여자를 보내주지 않았느냐. 개××야. 썩을 ×아"라는 등의 욕설을 서슴치 않았다.

또한 항공회담 취재차 식사자리에 동석한 연합뉴스 특파원에게 "내일 골프칠 기회가 있는데 참석할 수 있느냐"며 반말로 물었다가 "골프를 칠 수 없어 참석할 수 없는 점 양해해 달라"는 답변을 듣고 "×××야, 너 뭐하는 ××냐. 혼자 잘난척 하지 말라"며 고함을 질렀다.

연합뉴스 특파원이 욕설에 대해 거세게 항의하자 `썩을 ×' 등의 욕설을 10여분간 반복하다가 대사관 간부와 항공사 직원의 부축을 받아 한국 교민이 운영하는 룸살롱형 술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2차 술자리에서 현지 접대부 여성을 앉혀놓고 1시간여동안 온갖 욕설과 폭언을 계속하다가 밤 11께 호텔 숙소로 떠났으며 술값은 동석한 대사관직원이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자리에 참석한 A 항공사의 모간부는 "항공노선의 증편으로 건교부의 판단여부에 따라 사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점을 악용해 양협력관이 성상납을 요구한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개탄했다.

한편 인도네시아는 전체 국민의 90%가 이슬람교도들로 접대부를 고용한 술집 운영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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