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시장 `가격 인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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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청약 불패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지방과는 달리 침체기를 걷고 있는 수도권 분양 시장에 볕이 들고 있다. 최근 건설사들이 저렴한 분양가를 승부수로 띄우면서 잇달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다.

1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수원시 권선구 입북동에 공급한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의 순위내 청약결과 최고 13대 1로 마감되면서 전주택형이 주인을 찾았다.

대우건설은 지난 6일과 7일, 10일 3일간 1~3순위 청약을 진행했으며, 총 767가구 모집에 1029명이 몰리면서 평균 1.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적을 거둔 데에는 저렴한 분양가와 대규모 브랜드 단지라는 장점 때문이다. 서수원 레이크 푸르지오의 분양가는 3.3㎡당 740만원대로 2년 전 인근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980만원)보다 200만원이나 저렴했다. 단지 규모도 크다.

지하 2층~지상 30층 규모로 총 1366가구로 구성됐다. 또 모든 주택형이 실수요층이 두터운 전용면적 84㎡ 이하로 구성됐다는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인근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0%에 달하면서 저렴한 분양가에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가 많아 분양 전 견본주택에도 4만명에 이르는 방문객이 몰렸었다"며 "특히 3.3㎡당 700만원대의 분양가는 수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단지규모·브랜드·가격 `3박자`

전농답십리뉴타운의 첫 분양 단지에서도 좋은 성적이 나왔다. 통상적으로 서울지역의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일반분양가는 3.3㎡당 2000만원 이상이었지만 가격을 크게 낮추면서 수요자를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지난 7일부터 순위내 청약을 진행 중인 서울 동대문구 전농7구역 래미안 크레시티도 486가구 모집에 630며이 몰리면서 9개 주택형 가운데 6개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미달된 3개 주택형은 모두 전용면적 121㎡인 대형 아파트였지만 후순위가 진행될 예정인 만큼 아직은 속단하기 이르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삼성물산은 3.3㎡당 1600만~1700만원으로 예상됐던 이 아파트의 분양가를 1500만원 이하로 줄였다. 특히 121㎡형은 1300만~1400만원으로 59㎡형이나 84㎡형 보다 저렴하게 책정됐다. 또 기존 기반시설이 풍부하고, 2397가구의 대단지라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대형사 한 관계자는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와 대내외 악재,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수도권 주택시장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건설사들은 분양가 인하만한 전략이 없다는 판단에서 분양가를 속속 낮추고 있고, 또 낮춘 단지들의 청약률도 높게 나오는 편이다"고 말했다.

▲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 동대문구 전농뉴타운에서 분양 중인 래미안 전농크레시티 견본주택. 지난 1일 하루동안 6500여명의 방문객이 몰리는 등 북새통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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