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은행 12곳 신용 강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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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7일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와 로이즈TSB 등 12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무디스는 이날 RBS 신용등급을 기존 Aa3(AA-)에서 A2(A)로 두 단계 낮췄다. RBS는 HSBC·바클레이스와 함께 영국 간판 은행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는 영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또 무디스는 대형 은행 로이즈TSB와 스페인 간판 은행인 산탄데르 영국 법인의 등급도 Aa3에서 A1(A+)으로 한 단계씩 깎았다. 이 밖에 코퍼레이티브뱅크와 주택금융조합(빌딩소사이어티)인 네이션와이드 등 중소형 은행 아홉 곳의 등급도 한 단계씩 강등됐다. 무디스는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하면 영국 정부가 체계적으로 구제작전을 펼치겠지만 모든 은행을 살릴 수는 없을 것”이라며 “중소형 은행들이 영국 정부의 구제작전에서 소외돼 파산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예측했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무디스 강등 직전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RBS에 다시 정부 돈을 주입하는 방법을 놓고 부심하고 있다”며 “RBS는 자산건전성 검사(스트레스 테스트)에서 한계선상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무디스가 정부의 구제 능력 한계를 이유로 시중은행의 등급을 강등하기는 올 들어 두 번째다. 무디스는 지난달 21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웰스파고·씨티은행 등의 등급을 같은 이유로 강등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투자자들이 무디스 강등을 계기로 정부가 시중은행의 자본을 확충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알게 됐다”고 보도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지난주 룩셈부르크 회의에서 시중은행 자본을 확충하는 방법을 찾기로 합의했다.

 한편 무디스는 이날 포르투갈 9개 시중은행의 등급도 강등했다. 무디스는 “이들 은행은 포르투갈 국채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며 “재정상태 악화에서 이들 은행이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무디스가 포르투갈 정부에 매긴 등급은 투자 부적격인 Ba2(BB)이고 전망은 ‘부정적’이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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