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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초긴장 … 박근혜 도움 더 절실해진 나경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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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3일 오전 여의도 둔치 운동장에서 열린 ‘쪽방촌’ 가을운동회에서 참석자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있다. [김형수 기자]

한나라당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단일후보로 박원순 변호사가 뽑힌 데 대해 겉으로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김기현 대변인은 경선 결과 발표 직후 “한나라당은 시선 끌기가 아니라 정책 제시로 당당하게 서울시민들에게 다가갈 것”이라는 논평을 냈다.

 하지만 한나라당에선 민주당의 조직력을 무력화시키고 박 변호사를 후보로 만든 ‘시민 파워’의 위력에 놀라는 이가 많았다. 한 당직자는 “박 변호사를 후보로 세우는 데 특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큰 역할을 한 것 같다”며 “10·26 선거에서도 ‘SNS 투표’ 바람이 일면 한나라당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된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 친박근혜계 인사도 “‘안철수 효과’에서 나타나듯 기성 정치인을 기피하는 풍조가 지속되고 있어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 캠프도 야권 단일후보 발표 직후 “예상된 결과였다”며 일단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캠프가 발표한 공식 반응은 “서울시민들은 정치적 이합집산보다 서민정책에 더 관심이 많다. 우리는 철저히 정책선거로 나가겠다”는 것이었다. 나 후보는 이르면 5~6일께 당내 각 계파 인사들이 모두 참여하는 ‘초계파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다.

 나 후보는 그간 야권 단일화 움직임을 ‘정치선거’로 규정하고 자신은 ‘생활선거’를 치르겠다고 공언해 왔다. 이런 기조에 따라 야권의 시민참여 경선이 이뤄진 3일에도 ‘생활정치’ 행보를 했다. 그는 오전 9시30분 관악구 신림동의 한 택시회사를 찾아 택시기사들의 고충을 청취했다. 기사들이 “대리운전회사들을 정리해 달라”는 등의 불만을 쏟아내자 나 후보는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오전 11시엔 구로구 독산1동 진도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강남과 강북의 생활격차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비강남권 재건축 연한 완화 재검토 ▶다세대주택지구 보완 및 탁아 등 서비스센터 도입 같은 구상도 밝혔다. 나 후보는 이 공약에 ‘균형발전 프로젝트 1탄’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런 행보는 4·27 재·보궐선거의 격전지였던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투표 결과와도 관련이 있다. 한나라당 후보였던 강재섭 전 대표는 당초 “15년 분당사람”이란 구호를 앞세워 ‘생활선거’로 캠페인의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뛰어들자 한나라당은 ‘당 대 당 정치대결 구도’로 선거전략을 전면 수정했지만, 결과는 강 전 대표의 패배였다. 나 후보의 ‘생활선거’ 구상은 4·27 선거 때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문제는 비정치권 출신으로 나 후보보다 서민 이미지가 강한 박원순 변호사가 야권 후보로 뽑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당에선 “정치적으로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중도층도 끌어들일 수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전면에 내세워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김정권 당 사무총장이 3일 박 전 대표를 직접 접촉해 나 후보 지원을 요청한 데 이어 나 후보도 조만간 박 전 대표를 찾을 계획을 세운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3일 소속 의원 20여 명이 참석한 나 후보 캠프의 비공개 회의에서 김 총장은 “박 전 대표의 참여를 꼭 이끌어내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박 전 대표는 5~6일께 복지 문제에 대한 당론이 정해지면 나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일단 지원에 나서면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며, 서울뿐 아니라 다른 재·보선 지역도 지원할 걸로 안다”고 말했다.

글=남궁욱·백일현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52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한나라당 최고위원

196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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