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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들 중국 서부지역 개척나서]

중앙일보

입력

중국 서부 지역 한국투자무역사절단이 24일부터 30일까지 간쑤성과 신장 위구르자치구를 방문한다.

이번 사절단은 대한무역진흥공사 등 10개 한국 정부 유관기관을 비롯, 삼성, 현대, LG 등 7개 대기업과 16개 중국진출 한국 중소기업인 등 모두 57명으로 구성돼 최대 규모이다.

사절단은 중국정부가 금년부터 최대 역점 사업으로 추진중인 서부대개발에 호응하여 중국 서부 내륙지역의 투자.무역환경을 조사하고 계약도 체결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한국은 지난해 11월 서부지역인 산시성 시안, 쓰촨성 청두시, 충칭시시 등 3개 성.시에서 투자.무역활동을 전개해 중국측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 사절단은 권병현 중국주재 대사가 단장을 맡아 중국 주재 외교단중 처음으로 대사관 주관으로 사절단을 파견하는 선례를 만들었다.

중국 서부지역은 중국 대륙 면적의 56%를 차지하는 10개 성, 자치구, 직할시로 구성돼 있으며 인구는 전체의 23%, 국내총생산(GDP)은 15%에 불과하지만 석유, 천연가스, 동, 니켈 ,칼륨, 석탄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실크로드의 통과지역으로서 관광자원 등 많은 잠재력이 있다.

10개 성, 자치구, 직할시는 서부 내륙의 산시성, 간쑤성, 칭하이성,닝샤회족 자치구, 신장 위구르자치구, 티베트 자치구, 쓰촨성, 윈난성, 충칭시, 구이저우성 등이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후 중국정부의 직접 투자액중 서부지역에 투입된 비중은 15%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30%로 늘어나고 내년부터 시작되는 제10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 기간에는 35%로 늘어난다.

외국과의 합작기업은 중국 동.남부에 90% 이상이 몰려있고 서부에는 1%에 불과한데 합작기업과 외국기업 및 중국기업에 각종 세금과 수출입에 따른 혜택을 주는 많은 방안들이 추진되고 있다.

중국 국무원에는 서부개발판공청이 설치돼 이 지역 개발을 전담하고 있으며 국무원 쑹더가오 인사부장은 "앞으로 서부 내륙 지역의 인재부족 해소를 위해 우수인재를 이 지역에 집중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거대한 프로젝트들도 많다.

티베트고원을 흐르는 야루장푸 강과 황허를 1천800km의 대수로로 연결해 대수로 주변 황무지 2천만ha를 농경지로, 5천만ha를 목초지로 각각 바꾸고 대수로가 통과하는 6개 강에 19개의 대형 댐과 9개의 발전소(발전량 2천120만kwh)를 건설해 전력과 농.공업 용수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 교통과 철도 건설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다. 티베트자치구 수도 라싸에서 쿤룬 산맥을 넘어 칭하이성 거얼무까지 1천100km 철도 건설에 139억 위앤(한화 약1조8천억원), 그리고 라싸에서 윈난성 다리까지 1천654km 철도 건설에 615억 위앤(한화 약8조원)이 들어간다.

또 올해부터 6년간에 걸쳐 인민폐 1천100억위앤(한화 약14조3천억원)을 투입해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천연가스를 상하이까지 수천km에 걸쳐 파이프라인으로 보내는 에너지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된다고 국무원 국가석유.화학공업국이 밝히고 있다.

엄청난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는 간쑤성, 칭하이성. 신장위구르자치구 일대에 철도, 고속도로, 거대한 석유화학 콤비나트를 건설해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신 실크로드 유라시아 랜드브리지 프로젝트도 주목거리이다.

중국 서부지역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개발되면 경작지의 46%, 곡물과 육류의 40%이상, 담수어의 45% 이상이 생산되는 중부와 함께 중국의 경제와 국토는 동남부 개발 치중에서 벗어나 지금보다 훨씬 균형된 발전을 이룩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중국은 78년 개혁.개방 이후 경제특구와 동남부 개발에 너무 중점을 두어경제와 국토와 자원의 균형 있는 개발과 발전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동서부간 빈부격차는 지난 20여년간 지속적으로 심화돼 한계에 이르렀고 서부지역 한족들과 소수민족들은 불만과 소외감을 느껴왔다. 중국 소수민족의 80%가 이 지역에 살고 있다.

중국이 서부대개발을 본격 추진하는 것은 이 나라 경제와 사회발전 단계에서 볼때 자연스러운 것이며 당과 정권의 정통성을 확보하고 경제적, 정치적 불만을 달래기 위해서 선택할 수 밖에 없는 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국 서부 개발은 당과 국가의 거대한 전략이기는 하지만 실시 과정에서 자본, 인력, 산업구조 개편, 산업기반시설 건설 등에서 많은 어려움에도 봉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상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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