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사람] 벤처 기업가로 변신한 조용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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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내가 할 일이 영화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젠 영화말고도 재미있는 일을 새롭게 찾은 거예요. "

영화배우 조용원(32) 씨가 인터넷 벤처기업가로 변신했다.

趙씨는 지난해 11월 인터넷전문기업인 ''원앤원 픽쳐스'' 를 설립하고 올 1월과 3월 영화 관련 웹진인 ''시네버스(www.cinebus.com)'' 와 일본영화 전문사이트인 ''J-시네(www.jcine.com)'' 를 잇따라 개설했다.

"인터넷 사업은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모델이지요.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함께 가야 한다고 봅니다.그래서 인터넷에 올린 콘텐츠를 재가공해 책으로 내고 오는 8월엔 영화전문 주간지 ''무비진'' 도 창간할 계획이지요. "

거침없이 사업설명을 하는 그에게서 ''바람에 날아갈 듯한 가냘픈 몸매의 청순가련형 소녀'' 라는 데뷔때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영화배우와 거리가 멀 것이라고 생각되는 텍스트.서버.호스팅 등 인터넷 전문용어들이 그의 입에서 자연스레 흘러나왔다.

"1996년 일본 도쿄(東京) 대 박사과정에 있을 때였어요. 외국에 있으니 친구들과 연락은 e-메일을 이용하곤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메일을 찾아보는 게 습관이 됐지요. 그런데 어느날 아침 메일을 보다가 불현듯 ''이젠 인터넷이 내 생활의 일부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인터넷 사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

일본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돌아온 趙씨는 98년 하이텔에 ''조용원의 일본 시네마천국'' 이라는 제목으로 콘텐츠를 제공한 데 이어 99년 천리안.나우누리에도 같은 서비스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준비를 했다.

처음엔 원앤원 픽쳐스를 자본금 1억원으로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돈이 턱없이 부족했다. 유산으로 물려받은 땅을 팔고 일부는 친지에게 돈을 빌려 8억원을 마련해 사업을 해나갔다.

지난 12일엔 KTB네트워크.SK그룹.일은증권으로부터 10억5천만원의 투자를 유치, 일본 진출을 추진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다.

지난 1월 일본문학을 통해 일본어를 배우는 책 ''오겡끼데스까'' 를 출간한 그는 사이버 일어학원 ''에듀버스(www.edubus.co.kr'') 를 오는 7월 개설하고, 8월엔 일본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한.일 두 나라의 문화정보를 한국어와 일본어로 동시에 제공하는 ''자코버스(www.jakobus.com)'' 사이트도 열 계획이다.

사업계획을 세우느라 새벽 2~3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벌써 3개월째 하고 있다는 그는 인터넷.출판사업 등을 통해 올 1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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