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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초교파 수도공동체 떼제 … 자승 총무원장, 찾아가는 까닭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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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慈乘·사진) 스님이 29일 프랑스 떼제(Taizé)공동체를 방문한다. 파리에서 기차로 2시간30분 걸리는 동부의 작은 마을 떼제에 있는 떼제공동체는 교파를 초월한 그리스도교 수도공동체다. 가톨릭 수사부터 성공회 신부, 장로교와 감리교, 루터교 등의 목사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의 떼제공동체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승 스님은 “시간이 갈수록 한국 불교 신자는 노령화하고 있다. 10년 후, 20년 후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한국 불교의 미래를 위해선 젊은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불교가 돼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떼제공동체는 눈여겨볼 만한 공동체”라고 말했다. 내일을 준비하는 조계종의 오늘을 짚어보겠다는 취지다.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정만(正滿) 스님은 “유럽의 젊은이가 명상·영성 등 정신세계에 대해서 갖는 관심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 떼제공동체의 어떤 점이 젊은이의 마음을 사로잡는지 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떼제공동체에는 매년 70~80개국에서 수십만 명의 젊은이가 찾아온다. 특히 여름방학 때는 1주일에 약 5000명의 젊은이가 떼제공동체에 들어와서 수도생활을 체험한다. 짧게는 1주일, 길게는 몇 달씩 머무는 경우도 있다.

 떼제공동체는 1940년 가톨릭 소속인 로제 수사가 창설했다. 처음부터 초교파 수도공동체였다. 독일 나치 점령기에는 유대인을 숨겨주기도 했고, 해방 후에는 복수를 당할까 봐 공포에 떨던 독일군 포로를 초청해 식사를 나눠주기도 했다. 86년 이곳을 방문했던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떼제를 지나가는 것은 샘터를 지나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프랑스 파리에서 최고로 꼽히는 라파예트 백화점에 종단 직영 사찰음식점을 들일 예정이다. 총무원 관계자는 “이번 방문에서 사찰음식점 입점을 위한 최종 협의를 할 것”이라며 “내년 5월부터 5개월간 시범 운영한 뒤 정식 입점할 계획이다. 프랑스 음식전문가들은 ‘한국 사찰음식이 웰빙을 중시하는 프랑스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평한다”고 밝혔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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