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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품업체들 경영난 겪는 '나비스코'에 군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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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최대의 제과업체 나비스코를 놓고 세계 유수의 식품사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경쟁업체인 크래프트 푸드를 소유한 담배 회사 필립 모리스에 이어 프랑스의 식품 회사인 다농 그룹도 15일 나비스코의 인수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나비스코는 흡연피해 문제로 현재 소송에 계류 중인 미국 2위의 담배 회사 RJ레이놀즈의 이전 소유주다.

천문학적 금액을 물어내야 할 위기에 놓인 RJ레이놀즈와의 관계에다가 식품업 자체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이유로 최근 나비스코의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다.

1988년말 나비스코와 RJ레이놀즈의 모회사인 RJR 나비스코는 기업 사냥 전문회사인 KKR이 당시 로스 존슨 사장을 밀어내고 경영권을 뺏은 후 과도한 부채에 시달려 왔다.

담배소송 문제까지 겹치자 담배(RJ레이놀즈)와 식품(나비스코)부문을 분리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게 됐다.

그런데 이번엔 나비스코 주식의 9.6%를 보유한 최대 개인주주 칼 아이칸이 나머지 주식을 주당 22달러에 매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이칸은 10여년전 항공사 TWA와 석유회사 텍사코, 철강회사 USX의 경영권 인수에 뛰어들어 미국기업들 사이에서는 악명높은 기업 사냥꾼으로 통한다.

그는 나비스코의 경영이 정상화되려면 전략적 파트너와 합병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비스코의 노력이 미진하면 12명 이사진 가운데 9명을 자기 사람으로 임명하겠다고 엄포까지 놓았다.

나비스코가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다농 요구르트, 에비앙 생수 등으로 유명한 다농이 오레오 쿠키, 리츠 크래커 등 히트 상품이 많은 나비스코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필립 모리스도 식품 부문을 강화할 목적으로 나비스코에 잔뜩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심지어 RJ레이놀즈까지 나비스코 매수에 상당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나비스코 쟁탈전은 격렬해질 전망이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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