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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시장, 10%이상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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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활황세를 보이던 주택경기가 침체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수도권 준농림지 개발 억제.재건축 단지 용적률 강화.주상복합 아파트 제한 등 주택사업 관련 규제책이 잇따라 나오면서 주택시장이 얼어붙었다.

이런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지고 하반기 경기는 어떻게 될지 수도권 주택시장 전반을 알아본다.

수도권 주요 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다.

올 초부터 침체에 빠진 매매시장이 최근 들어 더욱 어려워지면서 매매가 거의 중단됐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비수기인데다 '사둬도 오르지 않는다' 는 심리가 널리 퍼져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지 않는다.

◇ 강남.서초구〓매물 적체가 심한 곳은 대규모 재건축 아파트 단지. 재건축 사업을 제한하는 서울시 조례안이 발표된 뒤 매수세는 줄어들고 매물만 늘었다. 개포동 주공아파트는 중개업소들마다 10~20건 정도 매물이 쌓여있다.

가격도 1단지 13평형이 지난달초보다 2천만원 정도 내려 1억6천만~1억7천만원이다.

대치동 일대는 매물은 많지 않지만 사려는 발걸음이 끊겨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가격도 약보합세로 돌아서 선경아파트 31평형은 3억~3억4천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삼성동 해청아파트 단지도 매수세가 약한 가운데 22평형이 2억2천만원 선으로 지난해 말보다 10% 정도 내렸다.

서초동 삼호아파트 단지는 중개업소마다 매물이 10여건씩 있지만 매수희망자는 거의 없다.

진흥아파트 33평형이 2억2천만~2억5천만원, 43평형은 3억8천만~4억3천만원으로 올초와 비슷한 시세다.

◇ 송파.강동구〓조례안 적용과 아무 상관이 없는 잠실 주공아파트 단지도 찬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 ERA롯데공인 이청렬 소장은 "1단지 13평형만 해도 지난달보다 10여건 늘어난 50여건 정도가 매물로 나와있다" 며 "이 때문에 13평형(가스보일러 설치)이 지난달보다 1천5백만원 정도 떨어진 1억4천5백만원 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고 전했다.

둔촌동 주공아파트 단지는 매매값이 3월보다 평형별로 5백만~1천만원 정도 떨어진 가운데 매수세가 거의 없는 편. 선경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매물만 30여 건이 나와 있다" 고 전했다.

◇ 목동〓거래가 크게 줄면서 매물이 슬금슬금 늘고 있다.

다만 전통적 인기 주거지역이라는 프리미엄으로 매매값은 떨어지지 않고 올초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석사공인중개사사무소 전대일 과장은 "집을 내놓아도 잘 팔리지 않아 오히려 매물을 거둬 들이는 분위기" 라며 "따라서 성수기 때는 한 달에 5건 이상 거래를 성사시켰으나 지금은 1건도 어려운 실정" 이라고 말했다.

◇ 노원구〓상계동 주공아파트 단지도 올해 초부터 '팔자' 가 늘어나더니 지금은 감당키 어려울 정도가 됐다.

럭키부동산 박하순 사장은 "현재 보유한 매매물건이 2백여 건으로 전세물건의 20배가 넘는다" 며 "매수 발걸음이 끊겨 이달에는 매매거래를 1건밖에 못했다" 고 토로했다.

인근 도봉구 일대 아파트 단지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 분당.수지〓분당 신도시는 지난해만 해도 6만~7만건(중복매물 포함)의 매물이 돌아 다녔으나 요즘은 10만건으로 늘었다고 일대 중개업소들은 전한다.

용인시 수지읍 기존 아파트는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매수세가 크게 위축된데다 신규 분양아파트가 쏟아져 나오면서 매물이 부쩍 늘었다.

비전랜드공인 서종택 사장은 "기존 아파트 매물만 업소마다 평균 50여건씩 쌓여 있다" 며 "현대아파트 31평형이 올초보다 2천5백만원 정도 내려 1억5천만~1억8천만원" 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분양권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임광아파트 49평형은 올초 5천만~6천만원의 웃돈이 붙어 있었으나 지금은 4천만원에도 손님이 없다고 전한다.

◇ 일산〓일산 후곡마을 현대공인 관계자는 "올 초부터 매물이 부쩍 늘더니 지금은 2백건이나 쌓여 있다" 며 "가격도 평형별로 5%정도 내렸으나 문의전화조차 없다" 고 밝혔다.

총선이 끝나면 여윳돈이 아파트 시장으로 일부 흘러들어올 것으로 기대한 일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이같은 추세라면 8월 성수기까지는 전혀 나아질 것 같지 않다" 고 전망했다.

◇ 부산.대구〓부산 다대지구 대우아파트는 총 5백46가구 중 팔려는 물건만 30여건이나 돌아다니고 있다.

가격도 3년전 분양 당시와 비슷한 평당 3백50여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일대 중개업소들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나아지지 않은 데다 비수기를 맞아 손님이 전혀 없다" 며 "부산의 아파트 매매시장이 몇년동안 겨울잠을 자고 있다" 고 말했다.

대구도 아파트단지마다 팔자는 물건에 비해 사자는 수요가 턱없이 모자라 시세가 약보합세다.

특히 입주를 눈앞에 둔 아파트의 분양권 시세가 분양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성서타운 삼성아파트 32평형은 분양 당시 1억1천5백만원이었으나 지금은 1억1천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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