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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TV로 인터넷을 즐긴다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을 TV로 즐긴다-.

PC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복잡함과 번거로움 대신 간단한 변환장치(셋톱박스)
만 있으면 TV에서도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세상이다. 한국웹TV는 바로 이러한 인터넷 셋톱박스를 판매하고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는 회사다.

셋톱박스를 설치할 경우 PC사용이 익숙지 않은 주부들이나 중장년층들도 인터넷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인터넷 셋톱박스 업계들은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사이버형 아파트를 주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

한국웹TV 역시 마찬가지다. LG건설 등 8개 건설회사와 콘텐츠사업자 7개, 네트워크사업자 4개 등 총 19개 업체가 공동출자해 컨소시엄 형태로 출범한 (주)
이지빌에 한국웹TV가 참가했다. 한국웹TV는 이지빌이 수행할 아파트정보화사업(사이버아파트 구축, 유지, 관리)
에서 인터넷 셋톱박스 공급과 제반 콘텐츠 제공을 맡게 된다.

한국웹TV의 홍승철 사장은 “최근 서울 신림동, 충북 천안, 부산 등의 신규 사이버아파트 1만7천 가구와 서비스 계약을 맺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 사이버 아파트에 셋톱박스만 공급하는 게 아니라 셋톱박스를 통해 제공되는 웹브라우저상의 콘텐츠 서비스도 한국웹TV가 담당하게 된다.

아파트 주변 상가와 연계해 생활정보를 제공하고 일정액의 수수료도 받을 예정이다.

또다른 사업 인프라로 99년 11월 한솔CSN, 라이코스코리아 등과 체결한 공동마케팅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들 수 있다. 한솔CSN과 라이코스 코리아는 현재 한국웹TV의 셋톱박스를 위한 콘텐츠 제작을 추진 중에 있다.

현재 셋톱박스 개발은 한국웹TV가 출자한 디오텔에서 맡고 있으며, 제품생산은 한국전자에서 담당한다. 한국웹TV는 셋톱박스 판매와 관련 콘텐츠 개발 및 운영만을 담당한다. 인터넷 셋톱박스의 출시는 5월 중으로 잡고 있으며, 40만~50만원대의 저가형과 1백만~1백20만원대의 고급형으로 나누어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웹TV는 SK상사와 손잡고 셋톱박스 수출도 추진하고 있으며 러시아와는 이미 6천대의 수출 가계약을 맺은 상태.

지난해에는 2천4백만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셋톱박스 생산이 본격화되는 올해에는 6백70억원의 매출과 48억원의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자신하고 있다.

올해 말께 코스닥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며, 제3시장에서는 5월8일 현재 4천5백원선(액면가 : 5백원)
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인터넷 셋톱박스뿐 아니라 위성용 셋톱박스도 개발할 계획이며 인터넷방송국도 오픈해 ‘인터넷종합멀티미디어 회사’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CEO INTERVIEW 홍승철 한국웹TV사장…“초고속망설치 유행…시장성은 충분하다”

“인터넷에 익숙지 않은 가정주부들을 위한 제품입니다.” 한국웹TV의 홍승철 사장(45)
은 인터넷 셋톱박스가 가지는 상품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셋톱박스를 설치했을 경우 전용 웹브라우저를 통해 다양한 부가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 아파트 단지내 소식 제공은 물론 관리비 내역 조회, 사이버 반상회도 가능하며 동호회 형성 등 사이버 커뮤니티를 형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홍사장은 “최근 인터넷 초고속망 설치가 가정마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고 사이버아파트가 새로운 건설테마로 떠오른 만큼 시장성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학 졸업 후 줄곧 회사에서 관리 업무만 담당해 온 그가 새로운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미국 출장길. 97년 말 미국의 호텔에서 셋톱박스를 처음 보고 신기해 하던 홍사장은 국내에 돌아온 후 이러한 장비가 국내에도 있는지 알아봤다.

당시 대우전자에서 개발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제품 출시 후 구입해 이용해 보니 텍스트 화면만 검색되는 등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PC와 동일한 기능을 구현해 내려면 부피도 커지고 생산단가도 올라가기 때문에 당시로서는 일부 기능만 가능한 제품이 생산됐던 것이다.

제대로 된 제품을 개발하자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하게 됐고, 기술에는 문외한이었던 탓에 디오텔이라는 회사에 출자해 제품의 연구 개발을 맡겼다.

현재 개발이 완료된 제품은 DVD기능까지 탑재된 고급형 셋톱박스. 시가 1백20만원대의 이 제품은 주로 중대형 평수의 사이버 아파트에 납품될 예정이다. 40만원대의 중가형 제품외에도 조만간 20만원대의 저가형 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홍사장은 “셋톱박스 관련 기술 투자를 늘려 해외시장에서도 호평받는 일류 제품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승렬 기자>

▶전문가가 본 한국웹TV의 시장가치…“예상 적정주가 7천 5백원대” [조병문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

◇99년 실적 분석 및 2000년 전망

99년에 주된 매출은 소프트웨어 개발 및 판매였으며 매출액은 2억원 정도. 올해부터는 인터넷 셋톱박스를 판매해 이를 통한 수입과 콘텐츠 제공에 따른 인터넷TV가입자들의 수수료 수입이 창출될 예정이다. 올해에는 LG건설 등 19개 업체로 구성된 사이버아파트 구축 컨소시엄 참여에 따라 매출액 목표를 6백70억원으로 높여 잡고 있다.

셋톱박스 1대당 30만~40만원대로 잡을 경우 6백70억원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단순계산으로 볼 때 셋톱박스를 20만대 팔아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회사는 콘텐츠 제공에 따른 수수료 수익과 수출까지 계획하고 있지만 매출액이 다소 의욕적이지 않나 생각한다. 순이익은 48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회사의 장·단점

한국웹TV의 장점은 세 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우선 인터넷관련 전문업체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대외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관련업체들과 초대형 컨소시엄을 구성해 마케팅 활동에 공동보조를 맞추고 있다.

둘째, 대단위 사이버아파트가 생활화됨에 따라 잠재시장과 성장성이 크다.

셋째, 사업이 초기단계이므로 시장 선점의 기회가 존재한다.

반면 투자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우선 한국웹TV의 영업실적이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지 않다. 이 회사가 만드는 셋톱박스는 올 하반기에나 본격 출시될 것으로 예상돼 이때서야 제품의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업체로는 한별텔레콤, 인터넷TV네트웍스(구 조선인터넷TV)
, 클릭TV, 삼보컴퓨터 등을 들 수 있다.

셋째, 몇 가지 기술적인 문제점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현재 보급돼 있는 TV로 인터넷을 접속할 경우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점, 전화선을 이용할 수 있으나 효과적인 통신을 위해 전용선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 인터넷 TV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가치평가

대부분의 제3시장 기업이 그렇지만 매출이 없는 회사를 평가한다는 것은 막연한 일이다. 그래도 시장에서 한국웹TV는 고주가를 형성하고 있으며 그렇다면 그것은 투자가들이 이 기업을 현재 가치가 아닌 미래 가치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의 미래 가치는 성장성이다. 성장성이란 미래의 주식가치가 얼마나 증가하느냐 여부이다. 보통 주식가치는 순이익이 중심이 되지만 성장성이 높은 신생기업의 경우 매출액 또한 지표로 사용할 수 있다.

한국웹TV가 제시하고 있는 올해 매출액 목표 6백70억원을 기준으로 1주당 1년간 발생시키는 매출액은 1만5천1백원이다. 보통 주식시장에서 매출액 대비 시가총액 비율(PSR)
을 업종에 따라 0.1배에서 2배까지 주기도 하지만 한국웹TV의 경우 현재 매출액이 없고 미래에 발생할 매출액만 갖고 가치평가를 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적정 PSR를 다소 보수적으로 0.5배 적용했다.

그 결과 적정주가는 7천5백원으로 산출된다. 물론 현재 자본금으로 매출액을 6백70억원 발생시킬 때라는 가정하에서다.

인터넷TV업계는 향후 1~2년에 리딩업체와 열위업체가 명확히 결정날 것이다. 또한 홈네트워킹의 주체가 PC가 될지, TV가 될지도 곧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종합적으로 볼 때 한국웹TV를 포함한 인터넷TV기업들은 아직 불확실성이 많아 이들 기업에 대해서는 장기투자를 피하고, 3개월 이내의 단기투자를 권유한다.

◇한국웹TV 컨소시엄 현황

·코리아헤럴드, 내외경제신문 - 콘텐츠 제공 및 해외공동사업 추진
·한국통신하이텔 - 인터넷 접속서비스 및 전용망 제공
·한솔CSN - 쇼핑몰 제공 및 셋톱박스 판매
·라이코스코리아 - 콘텐츠 제공 및 공동개발
·에스원사이버시큐리티 서비스
·한국전자 - 셋톱박스 생산 및 해외 공동사업
·삼보정보통신 - 초고속통신망 제공 및 사이버아파트 구축
·리더시스템테크 - 스마트카드 솔루션 제공 및 공동사업 추진

◇경쟁업체 컨소시엄 현황

·한별텔레콤 - 홈TV인터넷, 한별인터넷
·인터넷TV네트웍스(구 조선인터넷TV)

-삼성전기, 삼성물산,
-SK텔레콤, 메디다스, 캡스
·클릭TV - 삼성전자, 옥션, 한국통신 삼보컴퓨터, 두루넷

▶전문가가 본 한국웹TV의 기술력 [한상기 벤처포트 사장]

“사이버아파트 붐에만 편승해선 곤란… 기술혁신 우선돼야”

◇사업 및 제품 현황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일단 인터넷 TV 셋톱박스이며, 이를 기본으로 사이버아파트 시장을 개척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부가적으로 사이버아파트 구축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함을 내세우고 있으며, 위성 셋톱박스·디지털 케이블 셋톱박스 등을 향후 개발해 해외 수출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향후 비(非)
PC 단말 분야의 시장이 2004년 8천9백만대, 1백78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인터넷 셋톱박스는 스마트 핸드헬드 디바이스·게임기와 함께 가장 중요한 아이템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인 폴카간어소시에이츠(Paul Kagan Associates)
사는 미국 인터넷, 대화형 미디어 서비스 매출액이 지난 98년 1백10억 달러에서 2008년에는 1천3백30억 달러로 급증해 케이블TV 서비스 시장 규모를 능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웹TV가 가장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LG건설이 주축돼 있는 이지빌(ezville)
을 통해 올해 약 5만대의 셋톱박스를 보급할 수 있는 시장 가능성이다. 물론 이지빌에서 공급하는 모든 사이버아파트에 이 제품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며 60% 정도를 차지하는 고급형 아파트에는 기본으로 제공되고 나머지 아파트들에는 옵션으로 제공될 예정. 또한 비록 이지빌의 협력 업체로 선정됐으나 아직 그 공급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기술 개발 및 향후 계획

현재 이 회사의 인터넷 셋톱박스는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셋톱박스의 개발은 한국웹TV의 협력사(주주이기도 한)
디오텔에서 담당하고 있다. 디오텔은 15명의 인력으로 구성된 개발 전문 회사로 한국웹TV와 마찬가지로 케이씨텍에서 출자한 회사이다.

내셔날 세미컨덕터의 지오드 GXm CPU를 기반으로 윈도우CE를 탑재한 셋톱박스는 윈도 CE용 익스플로러를 기반으로 자바 머신을 지원하고 있다. GXm CPU는 인텔의 X86 호환으로 펜티엄 MMX급이다. 네트워크는 현재 이더넷과 56Kbps 모뎀을 지원하고 있다.

셋톱박스에 들어가는 프로그램 메모리로 플래시 메모리(32MB)
를 사용해 출시 이후에도 프로그램을 원격으로 경신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개인 인증을 위해 스마트 카드 리더도 장착하고 있다.

정보 보안을 위해서는 SSL 3.0을 기반으로 1백28비트 암호를 지원하고 있다.다른 셋톱박스와 마찬가지로 화면 떨림 방지와 글꼴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앤티 앨리아싱 기능 역시 하드웨어로 지원하고 있다.

올 3분기 또는 4분기에는 ADSL과 케이블 모뎀을 지원하는 버전과 DVD와 MPEG2를 지원하는 멀티미디어 복합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향후 전망 및 주요 이슈

인터넷 셋톱은 미국의 웹TV가 가장 리딩하는 분야.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한 웹TV의 경우 현재 가입자가 1백만명을 넘고 있으며 셋톱박스 자체는 필립스와 소니가 판매하고 있다. 또한 AOL,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이 지원하는 오픈TV 역시 시장의 리더로 손꼽힌다. 인텔의 경우 노키아와 손잡고 인터넷 기능을 포함한 차세대 셋톱박스를 조만간 선보일 방침이다.

국내의 경우는 클릭TV, 홈TV 인터넷, 인터넷TV네트웍스 등이 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또한 티컴넷은 전화기가 내장된 무선리모컨을 갖춘 셋톱박스를 개발, 한국통신에 공급키로 했으며 넷TV코리아는 미국 네온테크놀로지사와 공동으로 영상전화기와 DVD플레이어를 갖춘 고급형 셋톱박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기존 셋톱 하드웨어 업체들도 세톱에 인터넷 접속 기능을 첨가해 인터넷 TV용 셋톱을 개발, 공급할 전망이어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고 있는 사이버아파트 붐 덕에 국내시장에서는 최대 50만~60만대의 보급이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셋톱이 기존 TV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단지 인터넷을 TV로 보여 주는 상태에서 머무르고 있다.

그나마 눈에 띄는 것은 클릭TV로 99개의 채널을 통한 콘텐츠 서비스라는 새로운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TV의 저해상도와 인터레이싱에 의한 화면 떨림, 글자 가독성 문제, PC 모니터와 다른 컬러 처리, 포인팅 장치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어떤 혁신적인 기술도 두드러지게 제공하는 업체가 아직까진 없다. 미국의 웹TV나 오픈TV처럼 강력한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도 현재까지는 나타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오히려 사이버아파트 붐에 편승해 단기적으로 영업력에 의한 셋톱박스 공급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비단 한국웹TV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인터넷TV 셋톱을 처음에는 흥미로워할 것이지만 곧 그 사용상의 불편함 때문에 등을 돌릴 것이다. 인터넷TV가 제대로 보급되기 위해서는 현재 PC를 전제로 개발되고 있는 인터넷 콘텐츠가 TV용으로 재구성되거나 아니면 중간에 프락시서버 등을 이용해 제대로 변환시켜 줄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한국웹TV의 경우 지금은 어떤 기술적인 우위도 갖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타 업체에 비해 개발 생산 일정도 뒤지고있다. 홈 페이지에는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고 있으나 아직 계획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이런 상태의 개발 수준이라면 아직도 제대로 상품화하려면 몇 개월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이코노미스트=김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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