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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론의 아주 특별한 매력 - 카메론 디아즈

중앙일보

입력

모델 출신중 가장 성공한 배우로 꼽히는 '카메론 디아즈'는 '짐 캐리'와 공연한 〈마스크(Mask)〉로 스타덤에 오른 헐리웃의 신데렐라이다. 다소 멍청해 보이는 글래머로 출발했지만 생각보다 현명한 방법으로 헐리웃에 안착한 케이스. 〈마스크〉의 성공 이후 밀려드는 출연 공세 속에서도 저예산 독립영화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을 선택함으로써 전형적인 '글래머'의 이미지를 벗어나려 했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자신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은 살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살인을 저지르는, 다소 무모한 여대생 역을 맡아 상쾌한 변신을 시도했다.

백만불짜리 몸매와 크고 시원한 입매를 간직한 '카메론 디아즈'는 가장 사랑스러운 여배우중 한 사람이다. 그녀는 72년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쿠바출신의 아버지와 무역중개업을 하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쿠바와 독일, 영국, 그리고 미국 인디언계가 섞인, 다소 복잡한 혈통이지만 전형적인 헐리웃 미녀로 통한다. 열여덟살 때 모델을 시작해 마드모아젤, 세븐틴의 표지를 장식했으며 캘빈 클라인, 리바이스, 코카콜라 광고 등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모델일과 연기가 거리가 먼 일이 아닌 관계로 영화 출연 제의를 받은 것은 당연했는지도 모른다.
헐리웃에서 모델 출신 배우를 찾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성공한 케이스는 흔치 않다. '신디 크로포드'나 '나타샤 헨스트리지' 등은 모델로 출발해 배우로 변신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팬들의 기호와 무수한 스타들이 피고 지는 헐리웃의 속성상 눈에 띄는 배우로 살아남는 것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필링 미네소타(Feeling Minnesota)〉는 '카메론 디아즈'의 연기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이 영화는 한창 잘 나가던 '키아누 리브스'와 공연한 작품. 흥행은 보기 좋게 실패했지만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화의 줄거리는 다소 유치한 편. 이 영화에서 그녀는 형의 약혼녀지만 동생과 눈이 맞아 도망치는 여인으로 등장했다. 다음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My Best Friend's Wedding)〉. 로멘틱 코미디의 여왕 '줄리와 로버츠'와 함께 출연했지만 그녀의 매력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줄리아 로버츠'의 지명도를 앞세워 관객을 모으고 '카메론 디아즈'의 깜직함을 교묘히 배치함으로서 큰 성공을 거뒀다.

96년 출연한 〈하나뿐인 그녀(She's the One)〉의 감독 '에드워드 번스'는 "디아즈는 정말 차갑고, 계산적으로 교묘한 뉴욕 여자를 연기해냈다. 실제 그녀는 가장 다정 다감한 여자지만 사람들이 영화를 보면 충격받을 것"이라며 디아즈의 연기를 호평했다. 그냥 섹시하고, 예쁘기만 할 것 같던 디아즈가 내면연기를 소화할 수 있을까 못 미더워하던 〈필링 미네소타〉의 감독 '스티븐 베이 글먼'도 기대 이상의 연기에 만족을 표시했다.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There Something About Mary)〉는 '카메론 디아즈'의 매력을 단적으로 보여준 작품. 네 명의 남자들이 매력적인 여인 '메리'의 환심을 사기 온갖 작전(?)을 시도한다. 낚시바늘이 남자주인공의 코를 꿰거나 바지 지퍼에 고환이 끼어 법석을 떠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장면들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특히 '카메론 디아즈'가 정액을 무스인줄 알고 머리에 바르는 장면은 단연 압권이었다. 고교 졸업파티에 파트너였던 남자가 10여년 후 '메리'를 찾기 위해 사립탐정(맷 딜런)을 고용하지만 그 탐정 역시 '메리'에게 빠져버린다. 알고 보니 이 게임엔 주인공의 고교 동창생과 피자 배달원까지 모두 네 명의 라이벌이 개입되어 있다. 이쯤 되면 관객들은 '메리'역을 맡은 '카메론 디아즈'의 매력에 흠뻑 취하지 않을 수 없다. '카메론 디아즈'는 이 영화로 98년 미국 뉴욕영화비평가협회 최우수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99년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영국 출신 감독 '대니 보일'의 〈이완 맥그리거의 인질(A Life Less Ordinary, 1997)〉은 흥행이나 비평 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아름다운 그녀의 매력을 엿 볼 수 있었던 작품. 이후 출연한 〈베리 배드 씽(Very Bad Things)〉은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비열한 본능, 잔혹한 욕망을 블랙코미디 터치로 담아낸 작품이다. 〈베리 배드 씽〉은 제명 그대로 `가장 나쁜 일'이 숨쉴 틈 없이 펼쳐지는 게 특징. 결혼을 위해 라스베가스로 놀러간 젊은이들이 우연히 스트립댄스와 어울렸다 연쇄살인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을 대단히 시니컬하게 다뤘다. '카메론 디아즈'는 이 영화에서 철부지 신부역을 맡아 또 한번 매력을 발산했다.

사실 '카메론 디아즈'는 신부역과 인연이 깊다. 〈필링 미네소타〉와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그리고 〈이완 맥그리거의 인질(A Life Less Ordinary)〉과 개성파 배우 '크리스천 슬레이터'와 광기 넘친 연기 대결을 펼쳐 화제가 된 〈베리 배드 씽〉까지 모두 신부 역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녀가 출연한 대부분의 영화들은 경쾌한 이미지와 물불 가리지 않고 사랑에 빠져드는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하지만 '카메론 디아즈'는 스타보다는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한 듯 보인다. 〈베리 배드 씽〉 이후 출연한 영화들이 흥행보다는 비평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대단히 독창적이면서 궤변적인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Being John Malkovich)〉에서는 '존 쿠삭'과 함께 출연해 평단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뿐만 아니라 5월 20일 국내 개봉 예정인 '올리버 스톤' 감독의 신작 〈애니 기븐 선데이(Any Given Sunday)〉에서는 미식축구의 구단주역을 맡아 열연해 비평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 영화는 스포츠 비즈니스계의 추악한 이면을 다룬 작품. 실제로 스포츠 비즈니스의 치부를 드러내기 두려워했던 미식축구 관련업계와 마찰을 일으키기도 했다. '카메론 디아즈'의 최근작 〈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Things You Can Tell Just by Looking at Her)〉도 국내 팬들과의 곧 만날 예정이다.

※필자 조은성씨는 영화 〈내일로 흐르는 강〉조감독, EBS 교육방송 〈시네마 천국〉구성작가를 거쳐 나우누리 영화 동호회 〈빛그림 시네마〉시삽, 잡지사 기자 등으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웹PD와 영화 컨텐츠 전문가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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