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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버핏 통 큰 기부, 국내서도 줄 잇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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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중순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전 대표)을 비롯한 현대가의 총수들은 사재 2240억원을 출연해 사회복지재단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정 의원이 2000억원을 내고 삼촌 정상영 KCC 명예회장, 형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동생 정몽윤 현대해상화재 회장 등이 240억원을 기부하겠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현대중공업그룹 등 법인이 2760억원을 추가해 총 5000억원 규모의 사회복지재단을 세우는 게 목표였다.

그간 “왜 한국에는 미국의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처럼 거액의 개인 재산을 기부하는 기업가들이 없느냐”는 비판이 있어왔던 터. 그래서 현대가의 총수들이 사재 2240억원을 털겠다고 한 것은 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던졌다.

사재 출연 계획을 발표한 뒤 정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좋아서 하는 기부”라며 “결정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차원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본지 8월 17일 10면>

그는 “기부는 오래전부터 갖고 있던 생각”이라는 말도 했다.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그룹을 통해서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사회와의 공생을 모색해왔다는 의미다.

이처럼 총수들이 개인 차원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사회와 공생을 모색하는 움직임은 정 의원이 기부를 발표하기 전부터 있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006년 기존의 삼성계열 장학재단 기금 4500억원에 일가의 재산 3500억원을 더해 조건없이 사회에 환원한 바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인 허창수 GS회장은 2007년부터 최근까지 장학과 장애인 지원 사업을 하는 남촌재단에 6차례에 걸쳐 250억원에 달하는 GS건설 주식을 기부했다. 허 회장은 “500억원이 넘을 때까지 기부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사재 5000억원을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에 출연하겠다고 발표했다. 개인이 가진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5000억원은 개인이 한번에 내놓는 기부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해비치재단은 교통사고 피해를 당한 가정과 다문화가정의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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