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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 사회적 기업 세워 취약계층에 일자리 제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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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기업 ㈜이지무브를 설립했다.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가운데)과 김문수 경기지사(왼쪽)가 이지무브측의 입으로 움직이는 마우스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사회적 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단순한 기부나 단기간 봉사활동 같은 일회성 사회공헌보다, 사회적 기업을 세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경제·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모델이 취약 계층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각종 사회문제도 해소하는 일석이조의 해결책이라고 판단해서다.

현대차는 노인 및 장애인 돌봄 분야 국내 1호 사회적 기업인 사단법인 안심생활과, 장애인 보조·재활기구를 만드는 자립형 사회적기업 ㈜이지무브를 설립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07년 7월 ‘사회적 기업 육성법’이 시행되기 전인 2006년부터 이 회사가 지원한 안심생활은 노인 및 장애인 돌보기를 통해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사업체로, 서비스 수혜 인원이 5만5000명에 달한다. 간호사·사회복지사 등 관련분야 경험을 가진 전문요원들이 노인들의 건강을 수시로 체크하고 취업 취약 계층에 전문적인 요양 관련 교육을 실시해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안심생활은 또 어르신이 병원에 가거나 외출할 때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을 돕기 위해 현대차로부터 후원받은 휠체어리프트 차량 및 침대차를 지원하고 있다. 차량이동 지원서비스는 바깥 나들이를 통한 기분전환을 도와 건강 회복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안심생활은 수익 창출과 동시에 취약계층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2007년 80명에 지나지 않았던 직원이 현재 300명에 이를 정도로 확장됐다. 그만큼 소외 계층에 일자리를 많이 제공했다는 얘기다. 고용 인원 가운데 62%가 취업 취약 계층이라 할 수 있는 50대 이상 여성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안심생활은 출산 이후 가정을 위해 헌신하면서 자신을 잃고 살았던 중장년 여성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줌으로써 그들에게 일하는 기쁨과 자아실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경기도와 손잡고 장애인 보조 및 재활기구를 제조하는 사회적 기업 ㈜이지무브(대표 오도영)도 만들었다. 2009년 8월 현대차그룹이 사회적 기업 육성계획을 밝힌 이래 경기도와 협력을 통해 탄생한 첫째 기업이다. 이 회사가 만든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의료기기 품질 인증인 ‘GMP’ 인증을 받음으로써 ‘사회적 기업의 제품은 질이 떨어진다’는 오해를 불식시키는 역할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7월 보조기기 국산화 연구개발 실적을 인정받아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연구개발(R&D) 분야 벤처기업 인증을 따냈다.

해외 수출에도 나서 2012년에는 18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조기구 전문기업으로서 국내 보조기구 산업의 가장 큰 취약점인 애프터서비스(AS) 부문을 강화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기도 하다. 정부나 공익재단, 대기업의 지원에 주로 의존하는 여느 사회적 기업과는 달리 경쟁력으로 승부하겠다는 포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동시에 2012년까지 20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이 가운데 장애인 등 고용 취약 계층을 80명 이상 채용해 보조기구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의미를 더할 계획이다. 설립 첫해인 지난해 13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취약 계층 8명을 포함해 40명을 고용했다.

현대차는 이 밖에 2010년 3월부터 현대차 사업장이 위치한 지역의 사회적 기업 육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 기술연구소 소재지인 경기도 화성 새마을회와 함께 쌀과자 및 베이커리를 제조, 판매하는 ㈜두리반을 지원하고 있다. 울산 공장은 지역 사회적 기업에 일감을 주는 방식으로 사회적 기업을 육성한다. 지역 사회적 기업과 자매결연을 하고 공장의 작업복 세탁, 식당의 김치 납품, 중고PC 재활용 등을 지역의 사회적 기업에 맡겨 처리하고 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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