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말 바루기] 닭찜과 ‘찜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5면

닭찜은 닭을 잘게 토막 치고 갖은 양념을 해 국물이 바특하게 흠씬 삶은 음식이다. ‘찜’ 자체가 고기나 채소에 여러 가지 양념을 해 국물이 바특해지도록 삶은 음식을 이른다. 그러므로 ‘찜’이란 말을 음식 주재료 뒤에 붙이면 그것을 찐 음식이 된다. 갈비찜, 게찜, 계란찜, 북어찜, 붕어찜, 생선찜, 아귀찜, 통닭찜 등이 있다.

 그런데 요즘 음식을 지칭하는 것이 분명한데 이 ‘찜’을 앞에 붙인 말들이 아래와 같이 쓰이고 있다. “한우 찜갈비를 먹으러 가자고 하니 벌써부터 입에 군침이 돈다.” ‘찜닭 맛있게 만드는 법’ ‘안동찜닭’ ‘봉추찜닭’ 등등….

 ‘찐 갈비’(→갈비찜)나 ‘찐 닭’(→닭찜)이라면 몰라도 ‘찜갈비’ ‘찜닭’은 이상하다. 무엇을 찐 음식을 가리킬 때 ‘찜’을 그 앞에 붙이는 것은 잘못된 용법이다. 따라서 ‘갈비찜’을 ‘찜갈비’로 쓰거나 ‘닭찜’을 ‘찜닭’으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다만 갈비찜이나 닭찜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음식점[商號]을 이르는 ‘동인동 찜갈비’ ‘○○○ 안동찜닭’ ‘○○○ 봉추찜닭’ 등은 고유명사 대우를 해줘야 할 것이다.

최성우 기자

▶ [우리말 바루기] 더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