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후순위채, 토마토2서 속여 판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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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바꾼 토마토2 대전지점 토마토2저축은행 대전지점이 20일 오전 간판에 표기된 토마토 로고와 로마숫자 Ⅱ 를 아라비아숫자 ‘2’로 바꿨다. [연합뉴스]

“토마토2저축은행 후순위채인 줄 알았는데 토마토저축은행 거라니….”

 20일 토마토2저축은행 서울 명동 지점에서 만난 김모(57)씨의 하소연이다. 토마토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된 뒤 토마토2저축은행 본·지점엔 이런 고객들의 항의가 줄을 이었다. “판매 당시 직원이 별도 법인인 토마토저축은행의 후순위채라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는 게 이들의 말이다.

 당국이 토마토저축은행이 발행한 1100억원어치의 후순위채 중 상당액이 토마토2저축은행에서 판매된 정황을 포착하고 검사에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모회사인 토마토저축은행이 보완자본으로 인정되는 후순위채를 토마토2저축은행에서 판매하면서 고객들에게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며 “조만간 검사역들을 보내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다른 저축은행(동일 계열 포함)의 후순위채를 판매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2억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토마토저축은행은 네 차례에 걸쳐 1100억원어치의 후순위채를 판매했다.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려는 목적이었다.

 당국은 이 가운데 900억원어치의 후순위채가 발행사인 토마토저축은행 성남 본점 등은 물론 자회사인 토마토2저축은행의 5개 지점에서도 판매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 900억원 가운데 일부가 불법적으로 토마토2 에서 속임수로 판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날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7개 저축은행의 후순위채 피해자를 위해 ‘후순위채권 불완전 판매 신고센터’를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윤창희 기자

◆토마토2저축은행=경기도 성남에 기반을 둔 토마토저축은행이 2009년 3월 부산에 있는 양풍저축은행을 인수해 이름을 토마토2저축은행으로 바꿨다. 모회사와 달리 6월 말 현재 BIS비율이 6%를 넘어 영업정지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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