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야구] 만만해 보인 차일목, 보란듯 만루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2면

18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친 넥센 이숭용이 은퇴식 도중 김시진 감독과 포옹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프로야구 KIA 차일목(30)이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2위 싸움에 다시 불을 붙였다.

 KIA와 LG는 18일 광주구장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치렀다. KIA는 연장 11회 바뀐 LG 투수 임찬규의 제구력이 흔들리는 틈을 타 1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허벅지 부상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던 이범호가 대타로 나왔다. LG 벤치는 고의 4구를 지시했다. 장타력이 있는 이범호를 피하고 이전까지 홈런 6개에 그치고 있는 후속 타자 차일목과의 승부를 선택한 것이다.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차일목은 용감했다. 임찬규가 흔들리는 것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승부를 걸었다. 초구 체인지업(시속 123㎞)이 밋밋하게 떨어지자 차일목이 날카롭게 방망이를 돌렸다. 총알같이 뻗은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었다. 2003년 프로 데뷔 후 차일목이 처음으로 때린 만루홈런이었다. 프로야구 30년 사상 열다섯 번째 끝내기 만루홈런이고, 연장전 끝내기 만루홈런으로는 다섯 번째다.

 KIA는 LG를 7-3으로 꺾고 3연패에 빠뜨렸다. 5위 LG는 4위 KIA에 8.5경기로 뒤져 4강 진출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 KIA는 2위 SK와 3위 롯데와의 승차(1.5경기)를 유지했다.

 인천에서는 SK의 프로 18년차 내야수 이호준이 녹슬지 않는 방망이 솜씨를 뽐냈다. 이호준은 한화와의 홈 경기에서 만루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6타점의 맹타를 휘둘러 13-5 대승을 이끌었다. 13점은 올 시즌 SK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3-0으로 앞선 SK의 2회 말 공격. 2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이호준은 한화 선발투수 송창식의 초구 높은 직구(시속 141㎞)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스코어를 7-0으로 벌리는 쐐기포였다.

 삼성 최형우는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0-4로 뒤진 8회 초 시즌 29호 투런아치를 그렸다. 2경기 연속 홈런으로 이 부문 2위 이대호(롯데·26개)와의 격차를 3개로 벌렸지만 팀은 2-4로 졌다. 이날 은퇴식을 한 넥센의 이숭용(40)은 선발 7번타자로 나와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1994년 태평양에서 데뷔한 그는 통산 200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1·1727안타·162홈런·857타점을 남겼다.

광주=허진우 기자

◆17일

▶잠실 롯데 2-10 두산 ▶목동 삼성 11-4 넥센

▶문학 한화 8-2 SK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