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암호변 고층 군인아파트 건축추진 말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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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아파트를 고층으로 짓기 위해 아파트 부지에 대한 도시계획 변경이 추진된다. 도시계획 재정비가이뤄진지 1년도 안돼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군인 아파트가 들어설 부지는 춘천시 우두동 732의 2 일대 4만4백80㎡. 이 곳은 의암호 옆으로 98년 4월 건설교통부가 승인한 춘천시 도시기본계획상 저밀도 지구로 지정된 곳이다.

또 지난해 10월 도시계획재정비 결정고시로 고도제한 구역으로 묶여 높이 15m 이하의 건축물만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의암호의 경관을 고려, 고층 건물의 신축을 막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육군 쌍룡부대가 이 부지에 5백 가구의 군인 아파트 신축을 추진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좁은 부지에 많은 가구의 아파트를 지으려다 보니 고층 아파트 신축이 불가피했던 것. 쌍룡부대는 지난 1월 강원도에 12~14층의 아파트를 짓겠다며 사업승인을 요청했다.

강원도는 현행 도시계획법상 고층 아파트 신축이 불가능하다며 사업승인 신청을 반려했다. 이미 지난해 10월 고위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까지 가진 군부대는 도시계획을 변경해서라도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춘천시는 아파트 부지 가운데 의암호와 가까운 지역은 높이 27m 이하까지, 도로변은 높이 33m 이하까지 건축물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춘천시 도시계획(변경)입안 공람공고를 지난달 25일 냈다. 5층~10층 정도의 건축을 지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같이 도시계획변경이 추진되자 일부에서는 "일반인이 이같은 요청을 했을 경우 가능하겠느냐" 며 "특정 사업을 위해 도시계획을 변경하는 것은 형평성 뿐 아니라 도시를 체계적으로 개발하는데도 문제가 있다" 고 주장하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도시계획 재정비는 통상 5년마다 하도록 하고 있으나 국책사업의 경우 기간이 안돼도 변경할 수는 있다" 고 말했다.

이 지역에 대한 도시계획 변경은 춘천시의회 의견 수렴을 거쳐 시 도시계획위원회의와 도 도시계획위원회 결정에 따라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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