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나 떨고 있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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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구글 왕국’이 세계 곳곳에서 수난을 겪고 있다. 휴대전화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와 검색엔진의 높은 시장 점유율에 따른 견제가 심상찮다. 최근 20년간 독점 의혹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특히 한국에서의 상황이 간단치 않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6일 서울 역삼동 구글코리아 사무실에서 현장조사를 벌였다. 국내 포털업체인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지난 4월 구글을 불공정거래 혐의로 공정위에 제소한 데 따른 조치다.

구글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안드로이드 제조업체에 네이버와 다음 서비스를 부당하게 배제시키고 구글 검색 서비스만을 넣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구글은 이동통신사 또는 휴대전화 제조사에 구글 검색이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탑재해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여하튼 구글은 지난해 개인정보 무단 수집과 올해 5월 위치정보 불법 수집 혐의로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한 데 이어 이번에 공정위 현장조사까지 받으면서 한국에서만 세 차례의 압수수색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국회도 가만 있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통신위원회는 오는 2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의 출석을 요구했다.

미국 본사의 에릭 슈밋 회장도 2주 후 미국 상원 반독점 분과위원회의 청문회 출석을 앞두고 있어 비슷한 시기에 한·미 양국에서 최고 경영진이 국회를 상대로 해명하는 모습이 연출될 전망이다.

 미국연방무역위원회(FTC) 또한 지난 6월부터 인터넷 검색시장에서 구글의 지배력 남용을 조사하고 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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