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영화제의 큰 도우미 '무료택시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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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즐기러 전주에 온 사람들이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이 교통편인데 이곳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당연한 일이다.그러나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누군가가 다가와서 짐을 들어주고 택시를 불러준다. 물론 호객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택시 요금은 낼 필요가 없다.

전주의 지리도 잘 모르고 특히나 시간에 쫓기던 사람들이라면 이들처럼 고맙고 반가운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국제 영화제건 페스티벌이건 어딜가나 자원봉사단은 있기 마련. 하지만 전주에선 특이한 봉사원들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취재차 전주를 방문한 사람들이나 외지에서 영화제를 보기 위해 온 손님들을위해 무료로 택시운전을 해주는 봉사대. 그들은 바로 '곰두리 봉사대'다. 이 자원봉사자들을 눈여겨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이 바로 신체 장애자이기 때문이다.

"곰두리 봉사대는 전국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들은 원래 장애인들을 위해 무료로 택시 운전을 해 주는 일을 많이 합니다. 장애인들을 휠체어 때문에 일반택시를 쉽게 타기가 어렵거든요." 봉사대원 김태옥씨의 말이다.

"곰두리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모두 택시기사 출신입니다. 저도 6년전에 사고로 신체장애자가 되었고 이 단체에 가입하게 되었지요. 전주국제영화제 행사에 일반인을 상대로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게돼 굉장히 기쁩니다."

왼팔 하나로도 능숙하게 운전을 하는 그는 이 일에 무척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오늘도 터미널과 숙소의 같은 길을 몇번씩 반복하지만 뜻하지않은 봉사택시에 모두들 기뻐한다며 즐거워했다.

'곰두리 봉사대'는 모두 40대의 택시가 영화제 기간인 일주일동안 무료봉사를 한다. 전주시청과 함께 진행하는 이 봉사활동에 그들은 식사와 연료비만을 지원받고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활동을 편다.

행사 첫날과 이튿날은 고속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 등지에서 영화제를 보러 오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행사기간 동안에는 숙소와 극장을 오가며 사람들의 발이 되어준다.

전화를 하면 장소로 택시를 몰고 오겠다며 건네주는 명함과 함께 들려오는 전라도 사투리는 과연 전주에 온것을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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