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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니 재보철이 필요한 순간...

중앙일보

입력

주부 박지연씨(35세)는 얼마 전 처가에 갔다가 TV를 보는 도중 어머니가 유난히 입을 가리고 웃는 것을 보게 됐다. 알고 보니 예전에 치과에서 치료를 받을 때 은색의 보철물(메탈 크라운)을 씌웠는데, 웃을 때마다 보여서 신경이 쓰여서 입을 가리는 것이 습관이 됐다는 것이었다.

치과에 가 검사를 하니 메탈 크라운 안쪽으로 엉망이 돼 있어 앞니 재보철이 필요하다는 진단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며칠 뒤 다시 만난 어머니는 편하게 웃고 있었다. 자연치아와 거의 구분되지 않을 정도의 재료로 보철물이 바뀐 것이었다.

치과에서 의외로 많은 환자들 중 하나가 바로 앞니 재보철 환자다. 앞니인데도 이상한 형태의 보철도 많고, 겉은 멀쩡하니까 속도 괜찮은 줄 알고 놔두었다가 심하게 치아가 썩어서 오는 경우도 많다.

치아 보철은 한번 하고 나면 평생 쓰는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치아 보철물은 일정 기간 수명이 있으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보철물 안쪽의 남아 있는 치아가 다 썩는 경우도 있다. 또, 미관상으로도 좋은 보철 재료들이 많이 나와 있으므로 일정 기간이 지났다면 검사 후 재보철을 하는 것이 좋다.

자연치와 구분 안 될 정도로 발전한 세라믹 재료들

과거 치아 보철이라고 하면 치아가 빠졌을 경우 멀쩡한 양 옆의 치아를 갈아내고 걸치는 형태인 ‘브릿지’와 썩은 부분을 갈아낸 뒤 금속성 재료로 치아 모양을 만들어 덮어 씌우는 ‘크라운’이 주로 사용됐다.

이때 메탈이라고 불리는 은색 재료나 금이 주로 사용됐는데, 심미적으로 보면 메탈이나 골드의 경우 튼튼하기는 하지만 자연치와 색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앞니의 경우 레진 등 플라스틱 재질을 위에 덮어 씌우는 시술이 주를 이뤘다.

이 중 플라스틱 재질은 강도가 떨어지는데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앞니에만 주로 사용됐는데 치아와 가장 비슷한 색을 사용한다고 해도 투명도가 달라 이상해 보일 뿐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양 옆의 치아와 색이 달라져 얼룩덜룩하게 보이는 등의 한계점이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눈부시게 치과 재료들은 훨씬 더 자연스러운 보철 치아를 만들어 주므로, 미관상의 이유로도 바꾸는 이들이 많다. 사실 보철 치료에 사용된 치아들은 평생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점검을 하고, 문제가 있으면 바꾸는 것이 좋다.

또 ‘메탈 크라운’이라고 불리는 은색 보철물은 강도가 너무 강해 반대편 치아를 상하게 할 수도 있으므로 경제적 이유로 과거 메탈 크라운을 선택했다면 남아있는 치아 건강을 위해 보다 연성 금속인 금 등의 재료로 바꿔줄 필요가 있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손병섭 원장은 “최근에는 심미적인 부분의 치과치료가 많이 발전해서 예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보이는 치료재료가 늘었고, 강도도 많이 보왔됐다”며 “특히 자연치아와 거의 흡사한 느낌을 주는 ‘세라믹’은 앞니에 사용될 경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자연치와 거의 구분돼지 않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세라믹은 도자기와 같은 소재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운데, 자연치와 거의 흡사할 정도로 투명한 느낌이 있어 최근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로 꼽힌다. 인체 친화성이 매우 높아 금속성 보철재료처럼 처럼 잇몸의 색을 변색시키는 등의 문제도 없고, 마진(margin)이라고 부르는 보철물과 잇몸의 경계부가 드러나는 부작용도 없는데다 가벼워서 사용자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특히 최근 사용되는 세라믹 재료는 지르코니아 등 다양한 원료들이 사용되면서 강도가 개선돼 아예 금속을 쓰지 않고 전체 보철을 세라믹으로 하는 등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싸다고 선택? 10년은 쓰는데 신중하게 결정하자

그러나 앞니 재보철의 경우 단순히 재료만 바꿔 시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우선 같은 세라믹이라고 해도 가격이 천자만별이기 때문에 무조건 저렴한 가격에 시술해 준다는 치과 보다는 규모가 어느 정도 갖춰진, 믿을만한 치과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또, 재보철을 할 때 치아의 상태를 점검해 보고 치료까지 들어갈 수 있는데, 일반 치아를 치료하는 것보다 난이도가 높은 시술이 되므로 재보철 전 상담을 통해 믿을만한 치과를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참고로 치아의 배열 상태가 좋지 않다면 재보철을 할 때 치과의사와 미리 상담해 보는 것도 좋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치아 배열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는 상태라면 재보철 시술을 할 때 어느 정도 교정이 된 형태의 보철물을 붙이는 것도 가능하다.

이정택 원장은 “최근 치과에서 사용되는 보철물은 과거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자연스럽고 좋은 재료들이 많다. 그러나 환자 입장에서는 어떤 재료가 좋은 재료인지도 알기 어려울 뿐 아니라 어떤 재료를 쓰는지 조차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보철치료를 한번 하면 10년 이상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무조건 싼 가격을 제시하는 치과보다 믿을만한 치과를 선택하는 것이 후회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리 : 양선아(@jcube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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