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무역흑자전망 90억달러로 하향 수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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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는 올해 무역수지 흑자가 9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26일 전망했다.

이는 무역협회가 지난해말 전망한 무역수지 흑자 130억달러보다 40억달러가 줄어든 것이며 정부의 전망치 120억달러보다 30억달러 적은 수치다.

이에 앞서 산업연구원(KIET)이 최근 올해 무역수지를 139억달러에서 108억달러로 하향 수정전망한 바 있어 올해 정부가 책정한 무역수지 흑자 120억달러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는 이날 발표한 `2000년 수출입 수정전망'에서 올해 수출은 18.3% 증가한 1천700억달러, 수입은 34.4% 증가한 1천610억달러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수출은 당초 전망치 1천630억달러 보다 70억달러, 수입은 당초 전망치 1천500억달러에 비해 110억달러가 각각 늘어난 것이다.

수출의 경우 중화학제품이 22%의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수출증가를 주도하고 경공업도 증가율도 두자리 수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은 수출용보다 내수용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고유가 상황으로 원자재 수입액이 30% 가까운 증가율을 보이며 79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며 특히 하반기에는 설비투자 관련 기계류 및 부품을 중심으로 한 자본재와 함께 소비재의 수입 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됐다.

무역협회는 "수출이 예상보다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수입 증가세가 이를 압도하고 있어 흑자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무역협회는 특히 98년 390억달러, 99년 239억달러 등에 이어 올해 무역흑자가 90억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재의 추세가 지속될 경우 내년의 무역수지가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근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유입이 원화절상을 초래, 다시 무역수지 악화를 야기하는 악순환 양상을 보이고 있고 올해들어 기업의 설비투자가 본격 회복됨에 따라 자본재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향후 무역수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무역협회는 분석했다.

따라서 안정적 흑자기조 유지를 위해서는 수출증가세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한편 수입증가세 둔화를 위해 에너지소비절감, 불요불급한 수입의 자제가 필요하며 특히환율 안정을 위해 필요할 경우 외평채 발행규모 확대, 공기업 및 금융기관의 외자차입 연기, 외채상환 촉진책 등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무역협회는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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