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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장' 개장 한 달… 떡잎 떼고 성장 채비

중앙일보

입력

장외주식 중개시장인 제3시장이 개장 한달 만에 거래종목수 30개를 훌쩍 넘기면서 시장 모습을 갖춰나가고 있다.

가격제한 폭이 없어 하루만에 반토막이 나거나 수십%씩 오를 정도로 주가 변동성이 크지만 거래소와 코스닥이 침체해 있는 동안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 거래종목수 급증〓증권업협회는 25일 훈넷.이니시스.아리수인터넷.와이엘데이타시스템.씨플랜트.엑스포넷 등 6개사를 신규 거래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들 종목은 사흘 뒤인 28일부터 거래가 개시된다. 이로써 3시장 거래종목은 기존 29개 종목과 함께 모두 35개사로 늘어난다.

1987년 개장 한달째 거래종목이 세 종목이었던 코스닥시장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 어떤 기업들인가〓3시장에는 지난달 29일 첫 지정된 고려정보통신.네트컴.코리아2000 등처럼 첨단지식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다.

복층 창호유리를 생산하는 한스와 의류업체인 꼬까방만 제외하면 35개 종목의 94%가 인터넷.정보통신, 방송.영상, 정밀기기 등 첨단 지식기업들이다.

거래소시장이 전통산업의 본거지라면 코스닥에는 첨단기술산업을 주축으로 전통산업이 혼재하고, 3시장은 첨단 지식산업의 전문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3시장은 특히 양적인 성장 못지 않게 질적인 성장이 관건이라는 관점에서 강원랜드.지란지교.이트컴.시큐어소프트.쉐르파 등 유명 장외기업들은 물론이고 랭스필드(골프)의 유치도 추진해 지정종목의 범위를 레저산업까지 넓히고 있다.

유승완 3시장 팀장은 "3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해선 우량종목의 참여 유도가 필수적" 이라며 "연말까지 2백개에 달할 거래종목에는 우량종목이 상당수 포함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 투자자 관심 증가〓거래종목이 늘어남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25일 현재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7억원에 그치고 있지만 거래량은 12만여주에 달해 비상장.비등록 주식 치고는 적지 않은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격이 딱 떨어질 경우에만 매매가 체결되는 상대매매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을 맞추기 위해 한두차례 정정신청을 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환금성에서는 기존 거래소나 코스닥시장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수익률인데 최근 증시폭락에도 불구하고 디지털태인과 한빛네트 두 종목을 뺀 전 종목이 최초 기준가보다 올라 있는 상태다.

그러나 투자자 보호에는 여전히 허점이 많다. 종목당 지정물량이 1백만~5백만주에 불과해 고가에 주식을 사고 파는 주가조작이 감지되고 있는가 하면 일부러 매도단위를 한자리 높여 실수로 고가에 사게 하는 어처구니없는 불공정 행위도 빚어지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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