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 향 똑소리 나는 순창고추장 … 전통 장류 테스트서 1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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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제품의 맛·향이 가장 좋은가.”
한 유명 백화점이 지난해 전문가 40여 명을 모아 전통 장류를 테스트했다.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장인들이 제 고장의 명예를 걸고 만든 고추장·된장 등이 대상이었다. 테스트 결과 식품영양학자·요리전문가들은 순창 고추장을 압도적인 1위로 추천했다.

판매 현장에선 순창 고추장의 인기를 더확실히 느낄 수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의 전통 장류 코너 매출액은 80~90%를 순창 제품이 차지한다. 유통업계에서 “특히 추석·설 명절에는 ‘순창’ 이름만 붙으면 무엇이든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간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국내 시장 점유율 40%로 ‘부동의 1위’를 달리는 순창 고추장은 브랜드 파워도 최고다. 2007년 농수산물유통공사의 지역브랜드 심사에서 110여 개 출품작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009년 프리미엄 브랜드 대전에서는 전통식품분야 대상을 받았다.

순창 고추장이 명성을 날리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우선 물이 좋다. 순창은 옥천(玉泉)·옥천(玉川) 고을로 불릴 만큼 물이 맑고 깨끗했다. 철분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연평균 기온 12.4도, 습도 72%, 안개 일수 70~80일의 기후도 발효와 숙성에 최적이다.

원료 또한 독특하다. 다른 지방과 달리 멥쌀·콩을 혼합해 만든 도너츠 모양의 메주를 쓴다. 또 섬진강 상류의 맑은 물과 기름진 토양에서 생산한 고추·콩·찹쌀을 사용한다. 고추의 경우 낮과 밤 기온 차가 크고 계절 구분이 뚜렷한 고랭지에서 재배, 크지 않으면서도 매운 맛이 강하다.

고추장을 담는 시기도 차별화돼 있다. 처서 즈음인 음력 8월 말~9월 초 메주를 띄우고, 동짓달 중순부터 섣달 중순 사이 고추장을 담는다. 옹기에서 6개월 이상 자연 숙성시켜, 공장 고추장(1~1.5개월)보다 발효기간이 4~6배 길다.

순창 고추장은 지방자치단체가 솜씨를 인증하는 장인들이 빚는다. 순창군은 1993년부터 전통고추장 제조기능인제도를 시행 중이다. 순창에서 10년 이상 고추장을 담은 경력자들에게만 자격을 주고 있다. 현재 순창 전통고추장 제조기능인은 70여 명이다.

97년 부지 8만5000㎡에 150여억원을 들여 조성한 전통고추장 민속마을은 순창군의 장류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이곳에는 40여 개의 전통 장류 생산업체가 입주해 있다. 주변에 장류연구소·발효미생물관리센터연구소 등이 있어 순창 고추장의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 순창은 2004년 국내에서 유일하게 장류산업특구로 지정받았다.

순창 고추장 구입 문의 순창전통고추장마을. 홈페이지 http://sunchang.invil.org
063-65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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