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순위 매기는 사이트 '우후죽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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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떤 사이트 접속자가 가장 많다는 거지?" 요즘 인터넷 이용자들이 흔히 갖는 의문이다.

최근 국내외에서 인터넷 사이트 순위를 매기는 업체, 즉 ''인터넷 시청률 조사업체'' 가 잇따라 생기고 있지만 이들의 발표 결과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조사결과가 잘못됐다'' 는 등 사이트 운영업체들의 문제 제기도 적지 않다.

◇ 어떤 업체가 있나

지난해 11월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아르파넷은 인기 사이트 순위를 보여주는 ''100핫'' 를 개설했다.

이 사이트는 매주 4만명의 네티즌을 표본으로 추출, 이들의 인터넷상 이동 경로를 추적함으로써 페이지뷰(조회건수)를 체크해 순위를 발표한다.

전체 사이트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업체로는 코리아메트릭스.인터넷메트릭스.인텔리서치.KT인터넷.코리안클릭.웹패턴.이트렌드.온디지탈 등 10여개가 있다. 이밖에 음악.쇼핑 등 특정 분야에 대해서만 순위를 매기는 사이트는 수백개나 된다.

해외에서는 미디어메트릭스와 닐슨 넷레이팅이 가장 공신력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1996년 설립된 미디어메트릭스는 5만여명의 네티즌 이용 경로를 분석, 광고.전자상거래 관계자 등 전세계 6백여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닐슨 넷레이팅도 전화로 모집한 2만~3만여명의 인터넷 이용자 활동을 분석, 사이트 순위를 매긴다. 또 컴퓨터를 애용하는 12만명으로부터 얻어낸 인터넷 사용정보와 구매 경향을 제공하는 PC데이터온라인(http://www.pcdataonline.com)과 100핫닷컴(http://www.100hot.com ).알렉사닷컴(http://www.alexa.com)등도 있다.

◇ 어떻게 조사하나

이론적으로 전세계 모든 사이트 서버나 네티즌의 PC에 소프트웨어를 설치, 접속 행태를 분석하는 방법이 가장 정확하다. 하지만 이 방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가 표본조사 방식을 쓴다.

표본조사 방식으로는 인터넷을 통해 접수를 받는 온라인방식과 전화를 통해 표본 참여를 권유하는 전화방식이 있다. 미디어메트릭스.닐슨 넷레이팅.인터넷메트릭스 등이 전화방식을, 알렛사닷컴.코리아메트릭스 등이 온라인방식을 쓴다.

이렇게 선정된 표본 네티즌들이 각 회사에서 만든 사용자의 이용 현황을 추적하는 소프트웨어(SW)를 내려받아 설치하면 이용자의 웹서핑 정보가 각 회사 서버에 자동 입력돼 사이트 분석이 가능하다.

◇ 신뢰도 떨어지는 조사 결과

A사의 경우 자체 프로그램을 설치한 50만명의 표본을 분석해 순위를 발표하고 있지만 누구든지 이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집단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얼마전 인터넷 주소를 ''http://www.yahoo.co.kr'' 에서 ''http://kr.yahoo.com'' 으로 바꾼 야후코리아는 "A사가 검색.금융정보 서비스 페이지뷰를 야후코리아가 아닌 미국 야후로 집계하고 있다" 면서 정확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경우 최근 한 조사업체는 하루 페이지뷰가 4천4백만건이 넘는다고 발표했으나 정작 다음측은 3천6백만건이라고 발표'', 무려 8백만건의 오차를 보여주기도''했다.

국내 업체의 경우 표본 규모가 2천~1만여명으로 적어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온라인 모집 방법의 경우 온라인상으로만 선정한 표본이 우리나라 인터넷 인구의 대표성을 갖는지도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나 공인 기관에서 모든 업체가 인정할 수 있는 인터넷 접속 조사표준안을 마련하지 않는 한 이런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 이라고 말한다.

이 기사는 독자 양효석(gerti@lgmail.com)씨의 요청에 의해 취재한 것입니다. 취재를 원하시는 내용이 있으면 정보과학부 e-mail(infotech@joongang.co.kr)이나 팩스 (02-751-5627)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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