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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 경제] 잦은 비에 전력난 실종…지경부는 한숨 돌리고 한전은 한숨 쉬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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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매년 반복되던 ‘전력대란’이란 말이 올여름 사라졌다. 유난히 잦은 비에 무더위가 가시면서 냉방용 전력 수요가 예상만큼 몰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잔뜩 긴장했던 지식경제부는 한시름 덜었다는 표정이다.

 당초 지경부는 이달 20일을 전후해 순간 최대 전력수요가 7477만㎾에 이르는 ‘전력피크’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최대 전력공급능력이 7897만㎾임을 감안하면 이 경우 예비율은 5.6%에 그친다. 지난달 22일 최중경 장관이 직접 나서 에너지 절약 실천을 호소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하지만 계속된 비에 이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이달 들어 23일까지 서울 지역 낮 최고기온이 섭씨 30도를 넘은 날은 7일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열흘이 적다. 앞으로 큰 무더위가 없다면 올여름 전력 피크는 지난달 19일 기록한 7139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지경부는 숨을 돌렸지만 한국전력의 속앓이는 더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원가에 못 미치는 전기요금 탓에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실속있는 ‘여름 장사’마저 기대에 못 미쳐 실적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는 “여름철엔 통상 에어컨 가동이 크게 늘면서 누진제 적용을 받는 가구가 늘어 한전으로선 실적이 개선되는 시기”라며 “하지만 잦은 비로 기대에 못 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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