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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서울대 ‘82학번 삼총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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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김난도 소비자학과 교수
『아프니까 청춘이다』 저자

조국 법대 교수
대표적 강남 좌파

이원우 법대 교수
학생부처장, 점거 해제 큰 역할

“동기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어 기쁩니다.”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판매부수 100만 부를 돌파한 지난 19일, 저자인 김난도(48)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불쑥 동기 얘기를 꺼냈다. 그가 꼽은 이름 중에는 ‘강남 좌파’ 조국(46) 서울대 법대 교수와 같은 과 이원우(48·서울대 학생부처장) 교수가 있었다. 세 사람은 서울대 법대 82학번 출신이다. 이들은 86년 졸업 앨범에 “이 학사모가 번쩍거리는 신분 상승의 도구 됨을 거부하자!”고 썼던 혈기왕성한 젊은이였고 지금은 서울대 법대에서 ‘잘나가는 학번’이다. 나경원·원희룡·조해진 한나라당 의원, 한승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김상헌 NHN 대표이사 등이 법대 82학번이다. 당시 어느 대학이든 82학번들은 단체로 몰려다니는 경우가 많고 발음이 ‘파리(82)’라는 점 때문에 ‘똥파리’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동기들이 말하는 김난도 교수는 학창 시절 행사가 있을 때면 사회를 도맡았고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도 분위기를 이끌던 법대 MC였다. ‘서울내기’였던 그는 서울대 앞 녹두거리가 번화하지 않았던 시절, 친구들을 이끌고 신촌에서 술을 마신 뒤 연희동 자신의 집에서 같이 밤을 지새우곤 했다.

 김 교수와 함께 술을 마시던 벗 중에는 두 살 어린 ‘최연소 입학생’ 조국 교수도 있었다. 1학년 때 같은 반(3반)이었던 두 사람은 학부 시절 ‘절친’이었다. 1학년 여름방학, 김 교수가 전국 일주에 나섰을 때 부산에선 조 교수의 집에서 묵었다. 김 교수는 “조국의 아버님이 훨씬 더 멋있고 호남이셨다”고 회상했다. 조 교수는 법대 편집부 ‘피데스(Fides·고대 로마에서 신앙·신의를 의인화한 여신)’와 학생회에서 활동하던 운동권 청년이었다. 김 교수는 “당시에도 경상도 사투리가 강했던 조국의 잘생긴 외모는 이대 등 다른 여학교에까지 알려질 정도였지만 본인은 정작 별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학부 졸업 후 헤어진 두 사람은 90년대 초반 미국 유학 시절 다시 만났다. 김 교수는 LA에 살았고 조 교수는 샌프란시스코에 있었다. 두 사람은 차로 7시간 거리를 오가며 가족들과 함께 어울렸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서로의 칼럼을 읽고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주는 조언자였다. 김 교수는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처음 나왔을 때 “딸에게 전해주라”며 조 교수의 연구실을 찾아갔다. 조 교수는 “당장 대학생 내 딸에게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는 추천사로 답했다.

 이원우 교수는 대학원 시절 조 교수와 함께 조교로 일했 다. 한 후배는 이 교수를 누구에게나 술 사는 걸 좋아하던 선배로 기억했다. 그는 지난 6월 초유의 서울대 행정관 점거 사태 당시 학생부처장으로서 학생들과 끊임없는 물밑 대화를 통해 점거 해제에 큰 역할을 했다. 오연천 총장은 "이 교수의 인간미와 사람을 대할 때 느껴지는 진심에 감동해 보직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한길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아동학부 소비자학전공 교수

1963년

[現]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부 교수

1965년

[現]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부 부교수

196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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