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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한지붕 두 가족' 폐암, 두려워 마세요

중앙일보

입력

암을 이기는 정보

암이란닷컴 대표
최상규

한국의 암을 이야기할 때 약방의 감초처럼 늘 가장 먼저 나오는 암이 폐암이다. 유명 코미디언 故이주일씨가 폐암으로 사망하면서 폐암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한 때 금연운동이 확산되기도 했다. 폐암은 암으로 인한 사망률 중 가장 높아 일반인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지만, 실상 폐암에 대한 지식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저 두려움의 대상, 금연만 하면 100% 예방할 수 있는 암 정도로만 알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폐암은 조직학적으로 크게 둘로 나뉜다.

우선 폐암의 70% -80%를 차지하며 임상적으로 다양한 진행 패턴을 보이는 비소세포성 폐암(NSCLC ; Non-Small Cell Lung Cancer)이 있고, 또 하나는 세포 크기가 작아서 이름 붙여진 소세포성 폐암(SCLC ; Small Cell Lung Cancer)이 그것이다. 이렇게 둘로 나눈 이유는 둘 사이의 병기 구분법이 다르고 치료 원칙이 다르며 결과적으로 예후도 약간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폐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소세포성 폐암은 크게 편평상피암 (Squamous Cell Carcinoma), 선암 (Adenocarcinoma), 그리고 대세포암 (Large Cell Carcinoma)로 대별되는데 편평상피암은 한국에서 가장 쉽고 흔하게 발생하며 흡연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전에 폐결핵을 앓았던 환자에게서 유병율이 높으며 폐의 중심부 (폐와 폐사이나 종격동 가까이에 위치)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선암은 특이하게 흡연과 직접 관련이 거의 없고 미국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폐암인데 한국에서도 점차 발생율이 높아지고 있고 다른 폐암이 남자에게서 잘 생기는 반면 선암은 상대적으로 여자에게서 많으며 폐의 중심부 보다는 변연부 (폐의 주기관지에서 먼 곳에 위치)에서 발생한다. 대세포암은 남자에게, 폐의 변연부에 흔하게 생기며 흡연과 관련이 높다.

비소세포성 폐암의 병기는 미국 TNM (T ; Tumor 종양, N ; Lymph Node 림프절, M ; Metastasis 전이) 병기 구분 시스템에 의해 종합병기 (T+N+M) 제 1기부터 4기까지로 구분하는데 한국의 경우 진단 당시 제 3기로 진단되어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전체 폐암 환자의 7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난다.

초기인 제1기의 경우 수술적 절체가 성공적이었을 경우 5년 생존율이 80%에 이를 정도로 예후가 좋은 반면, 제3기의 경우 5년생존율은 10%-15%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불량하다. 한국은 대부분 환자가 병원을 늦게 방문하거나 다른 민속의학이나 대체의학의 유혹에 빠져 대부분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을 받기 때문에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상황이다.

비소세포성의 치료 원칙은 초기인 제1기와 제2기는 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며 표준치료이다. 수술이 어렵거나 당뇨나 고혈압이 심해 수술 자체가 불가한 경우에는 방사선치료가 대안이기는 하지만 수술단독 치료와 방사선단독치료를 비교했을 때 수술 단독치료가 더 좋은 치료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은 여러 임상 논문결과가 증명해주고 있어서 가능하다면 수술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국소 진행 병기인 제 3기 (병의 침범 정도에 따라 IIIA기와 IIIB기 둘로 나뉜다.)의 경우 IIIA기는 수술이 원칙이고 대개는 방사선치료와 항암제치료가 병용시행되는데 IIIB기의 경우는 일부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방사선치료와 항암제치료만으로 치료를 하게 되고 이런 치료 형태가 표준 요법이 된다. 전이 병기인 제 4기는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보다는 항암제치료가 원칙이며 필요에 의해 증세완화목적의 방사선치료가 시행되기도 한다.

소세포성 폐암은 병기 구분이 비소세포성 폐암과 다른데 일반적으로 TNM 병기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고 제한기 (LD ; Limited Disease) 와 확장기 (ED ; Extensive Disease) 둘로만 구분한다. 제한기는 한 쪽 폐를 포함하고 있는 흉곽내에 암이 존재할 경우를 말하며 이를 벗어난 경우(다른 장기로의 전이가지 포함)를 확장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소세포성 폐암은 흡연과 관련이 있고, 남자에게 많으며 폐의 중심부에 생기는 것이 특징인데 비소세포성 폐암에 비해 빨리 자라고 원격 전이를 더 잘하는 임상진행경과를 보인다.

제한기의 경우 드물게 수술을 시도하는 병원도 있기는 하지만, 표준 치료원칙은 항암제치료와 방사선치료의 병용 요법이다. 그 이유는 수술로 얻는 결과가 항암제+방사선치료 요법에 비해 크지 않으며 소세포성 폐암은 항암제와 방사선치료에 비교적 반응을 잘한다. 즉 반응율이 높다는 이야기인데 이를 좀 더 풀어서 말하면 소세포성 폐암을 항암제와 방사선치료 병용요법으로 시작하면 암의 크기나 부피가 빨리 줄어든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암의 크기나 부피가 줄어든 상태로 암이 완전 사멸하면 정말 좋은데(물론 완전 소멸하기도 한다.) 적지 않은 소세포성 폐암들은 이런 치료 반응이 유지되는 기간이 그리 길지가 않다.

이를 치료반응 유지기간이라고 하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수개월정도 지나면 다시 국소재발하거나 원격 전이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전체적으로 제한기의 소세포성 폐암의 평균 생존 기간은 20-25개월 내외이며 4년 생존율은 20% 정도이다. 확장기의 경우에는 항암제가 표준 치료이며 전이된 장기의 증상에 따라 증세완화 목적의 방사선치료가 시행되기도 하며 평균생존 기간은 1년 내외, 2년 생존율은 5% - 10% 에 불과하다.

폐암은 아직도 무서운 암이다. 그러나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초기진단이 가능하다면 수술에 의해 5년 생존율이 70% - 80% 에 이를 정도로 치료성적이 나쁘지 않다. 폐암만의 특별한 증상이 없어서 진단이 늦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지만, 평소에 자기 몸에 관심을 갖고 병원에서의 검사에 인색하지 말고 금연을 생활화하면 보다 높은 생존율이 기대되는 암이다.

암이란닷컴 최상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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